삼성합병과 소액주주운동
삼성합병과 소액주주운동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7.1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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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들 권익찾고 참주인 되는 세상 와야

 
소액주주(minority shareholders}는 한 회사의 주식을 소량 가진 주주를 말한다. 소액주주가 많을수록 회사의 주식이 대중에 분산되어 있는 것이다. 소득세법에서는 법인의 발행주식총액 또는 출자총액의 1/100에 해당하는 금액과 1억원 미만의 금액 중 적은 쪽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를 말한다.

소액주주운동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소액주주 권익찾기 운동이다.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비정상적인 경영행태를 민간차원에서 감시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는다. 본격적인 소액주주운동은 1997년 3월 삼성전자가 이건희 그룹 회장의 아들 재용씨와 삼성물산에 각각 450억 원, 150억 원어치의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해 주면서 촉발됐다. 이후 제일은행 이사진을 상대로 한보철강에 부실여신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열렸던 당시의 주주총회 의결이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단 1주만 갖고 있더라도 주주대표소송이 가능하도록 단독주주권 행사를 보장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소액주주권을 행사하려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해야 했다. 그러나 IMF사태 이후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여론 등에 힘입어 소액주주의 대표소송에 필요한 지분이 0.05%로 낮아졌고 장부열람권도 1%의 지분으로 가질 수 있게 됐다.
 
삼성의 앞날을 좌우할 이벤트가 임박했다. 오는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가 열린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치느냐 마느냐가 이 자리에서 결정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  삼성그룹의 미래가 이 자리에서 사실상 결정된다. 표 대결은 현재 초박빙 상황이다. 대체로 보면 찬성 42.04%, 반대 35.9%다. 찬성표는 삼성가 13.82%, KCC 5.96%, 국민연금 11.21%, 국내기관 11.05%를 더한 것이다. 국내기관을 찬성 쪽에 넣은 것은 막대한 삼성생명 자금운용과의 관련성 때문이다. 수혜자인 기관들이 삼성이 하는 일을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표는 가장 먼저 반대 깃발을 치켜든 엘리엇매니지먼트 7.12%와 이미 반대 입장을 밝힌 일성신약 2.27%에 나머지 외국인 지분 26.41%를 더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ISS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모두 “합병 반대”를 권고했다. 삼성의 눈치를 볼 일이 없다. 제일모직 보유 지분도 미미해 찬성보다는 반대 진영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삼성에 찬성 42.04%는 결코 안정적 지분일 수 없다. 합병안이 가결되려면 ‘주주총회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 지분 22.06%의 표심이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들이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소액주주 표심이 삼성과 엘리엇의 막판 승부처인 셈이다. 삼성물산 임직원들은 지난 주말 CEO(최고경영자)부터 평사원까지 소액주주들을 매일 직접 찾아다니며 합병의 시너지효과와 정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홍보전도 한창이다. 고작 100주 안팎을 들고 있는 주주들까지 접촉하는 상황이다. 반면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주들의 희생으로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대표 행사를 독려하고 있다.
 
항상 천덕꾸러기에 지나지 않던 소액주주들의 세상이 오는 것일까. 이번 일로 소액주주들이 권익을 찾고 기업의 참주인이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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