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유지 서약' 요구에 대한항공 직원들 "여기가 북한이냐" 반발
'비밀유지 서약' 요구에 대한항공 직원들 "여기가 북한이냐" 반발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5.10.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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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서 면세품 팔면서 조종사에 카드조회 물의에 이어..회사측 "정보보안 중요"

 

기내에서 면세품을 팔면서 조종사에게 카드조회를 하라고 지시해서 문제가 됐던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직원들에게 비밀유지 서약을 요구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직원들은 이른바 ‘비밀’의 범위가 너무 넓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4일 SBS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임직원이 이용하는 정보 시스템(웹 사이트) '칼 맨'에서 지난 달 22일부터 '비밀유지 서약서'를 띄워놓고,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내부 정보를 재직 중엔 물론 퇴직 후에도 회사 승낙 없이 누설해선 안 되고, 어기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만일 서약하지 않으면, 웹사이트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이에 직원들은 임금 명세서 확인이나 연말 정산 등을 하는 이 웹사이트에 이런 서약서 서명을 요구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대한항공 근로자는 “그런 (잘못된) 일을 안 하면 될 텐데 그런 일 해놓고 입을 막겠다, 이건 북한하고 다를 게 뭐가 있느냐…”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고객정보 보호를 위해 입사할 때 동의한 취업규칙 내용을 다시 서약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한항공 홍보팀 직원은 “최근 SNS를 통한 정보 유출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서 직원들에게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업규칙과 비밀유지 서약서를 비교해 본 결과 비밀유지 서약서엔 누설 금지 대상으로 "영업상 비밀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아니한 정보는 모두 포함한다"는 내용이 새로 추가돼 있다.
 
우지연 노동 전문 변호사는 “기업 내에서 불법행위라든지, 항공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들이 발생하더라도 당사자인 노동자들로선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면서 “그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를 할 수가 없게 된다”고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에 조종사 노조가 사측에 비밀유지 서약 요구를 중단할 것을 공식 요구하면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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