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LG창업주 증손들, '인화' 강조하더니 '편법증여'로 명예 실추
[특집] LG창업주 증손들, '인화' 강조하더니 '편법증여'로 명예 실추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5.12.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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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대 조세소송 패소..법원, 세금 부과 불복소송에 세무당국 손 들어줘

 

평생 경영이념으로 '인화(人和)'를 강조해 온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증손들이 10억원대 증여세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증여의 방편으로 코스닥 상장 예정사의 주식을 취득한 이들은 세금 부과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병수)는 구본천(51) LB인베스트먼트 사장의 자녀 3명과 조카 1명이 강남과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10억원대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구본천 사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4남인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위이기도 하다.
 
LB인베스트먼트가 LB세미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구 전 회장의 손자인 구 사장의 아들·딸 3명과 조카 1명은 2005년과 2006년 LB세미콘으로부터 신주 600만주를 배당받는 등 회사 주식을 취득했다. 이들은 2006년 5월과 9월 LB세미콘의 유상증자에도 두 차례 참여해 회사 주식을 취득했다. LB세미콘은 전자부품 제조회사다.
 
LB세미콘이 2011년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자, 관할 세무서는 지난해 이들에게 증여세 10억8200여만원을 부과했다. 특수관계자인 구 사장으로부터 회사가 상장될 것이라는 내부정보를 듣고 주식을 취득했고, 주식 취득 이후 5년 내 회사가 실제로 상장하면서 주식가치가 증가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구 사장은 “증여세법을 적용하려면 ‘그 직업·연령·소득·재산 상태로 보아 자신의 계산으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자’여야 한다”며 “원고들은 유상증자 당시 미성년자였지만, 주식을 인수할 만한 충분한 자금이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구 사장은 “당시 회사는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등 상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로, 회사의 주식을 위험을 감수하고 인수한 것을 내부정보 이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유상증자 당시 구 사장의 자녀들은 5세, 9세, 12세였고 조카는 2세에 불과했다”며 “소득도 LB인베스트먼트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구 사장이 지정한 경영권 양수 계약에 따라 회사 주주가 됐고, 이후 유상증자에도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구 사장은 일시적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부닥친 LB세미콘을 저가에 인수한 뒤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관계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상증자 당시 LB세미콘이 상장계획이 있다는 정보는 공표되지 않은 내부정보”라고 했다.
 
한편 지난 1990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LG그룹의 경영이념인 인화(人和)를 기업환경의 변화에 맞춰 새롭게 해석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구 명예회장은 계열사 경영권을 각 계열사 사장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하며 자율경영을 보장하겠다고 공표했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아들인 구본무 LG회장은 청마의 해를 위기로 선언하고 시장 선도와 신사업 육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구 회장은 지난 해 신년사를 통해 "주력사업에서 고객에게 인정받는 선도 상품으로 반드시 성과를 일궈 내자"며 "신사업들은 일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키워나가자"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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