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그룹의 직원을 버리는 ‘법’...퇴사종용 전담팀 꾸려
이랜드 그룹의 직원을 버리는 ‘법’...퇴사종용 전담팀 꾸려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6.05.0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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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현금화팀'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도덕적 논란…불가능한 업무로 ‘괴롭힘’

패션•유통전문기업인 이랜드가 직원 퇴사를 유도하는 전담팀인 '재고현금화팀'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도덕적 논란에 휩싸였다.

4일 한 매체가 입수한 이랜드의 내부문건에 의하면 재고현금화팀의 운영목표는 '현장에서 재고 판매로(매출을 올려서) 이익을 증가시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재고 물품을 판매하는 전담 부서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직원 개인이 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팀에 발령 난 직원은 혼자 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받아 검수하고, 매장을 잡고,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판매하고, 매출을 집계하고, 일일 보고까지 해야 한다. 이 팀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말도 안 되고, 가능하지도 않은 업무를 맡겨 퇴사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팀의 운영문건에는 근무 현장을 '본매장이 아닌 재고현금화 특판장 판매공간'으로 명시했다. 직원 역할은 '판매공간에서 고객에게 직접 판매'라고 돼 있다.
 
근무와 업무에 대한 보고도 다소 모욕적인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랜드는 출근, 조퇴, 퇴근, 연차휴무 등을 일일 보고하라고 하면서도 중간 관리자와 담당자를 따로 두지 않았다. 출근 보고는 카카오톡 인증 사진으로 대체하고, 퇴근 보고는 매일 일정한 양식에 따라 제출하게 했다.
 
퇴근보고도 가혹했다. 이랜드는 '재고현금화 일일 피드백노트'라는 양식을 만들어 퇴근 시 보고하도록 했다. 직원은 혼자 특판장을 열어 물건을 팔아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 매일 실적은 물론 느낀 점까지 보고해야 했다.
 
이 팀에 배치된 직원은 대체로 2~8년 차 주임·대리 직급이었으며, 사내에서 조직이 통폐합하면서 자리가 없어진 직원이나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이 다수 포함됐다.
 
대부분 상사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거나 성과가 낮은 직원들이 대상이었다고 한다. A씨는 상사와 좋지 않은 일은 겪은 뒤 이곳으로 발령이 나 3개월 동안 일해야 했고, B씨는 평소 소극적인 성격이라는 이유로 이 팀에 왔다 퇴사했다.
 
실제로 재고현금화 팀으로 발령이 난 A 사업부 직원 열 명 중 한 명은 발령이 나자 바로 사표를 제출했고, 한 명은 업무를 시작하고 얼마 안 돼 그만뒀다.
 
의류업계에서는 이 같은 팀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이례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보통 재고가 남으면 아웃렛 등을 통해 소진한다"며 "재고를 소진하는 전담팀을 만드는 것이 업계에서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재고 물품에 대해 이 같은 방법을 쓰고 있다. 퇴사 종용이 아니라 회사 운영상의 방침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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