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탈세-비리 의혹 캐는 듯..황태자 구광모 LG상무 '후계구도' 연관성 주목
국세청이 범LG가(家)인 희성그룹 핵심계열사인 희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LG그룹에서 독립해 나온 희성그룹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중견그룹으로 전자·화학 분야의 부품·소재가 주력이다.
24일 세무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달 중순께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희성전자 서울사무소와 대구공장에 들이닥쳐 회계 관련 장부 일체를 영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성전자가 세무조사를 맡은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평소 비자금조성이나 탈세의혹 등에 투입되는 ‘기동타격대’라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서울청 조사4국, 희성전자 수상한 자금 흐름 파악 후 물증확보..현장 조사 나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범 LG그룹 내부의 후계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예의주시한다. 특히 세무조사 결과가 LG가와 구광모 상모의 승계작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보고 비상한 관심을 표명한다.
희성전자는 LG그룹의 후계구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LG가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구광모 상무의 친아버지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아들이 없었던 구본무 회장이 지난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입적했다. 구 상무의 지난 해 말 기준 지주사 LG의 지분은 6.03%로, 양아버지(11.28%)와 친아버지(3.45%)의 지분을 잘 물려받기만 해도 최대 주주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 구 상무는 과거 보유했던 희성전자 주식을 구본능 회장에게 모두 정리했으며, 양아들로 입적된 이후 지주사 지분을 지속 늘려왔다.
한 관계자는 “친인척 회사인 LG디스플레이의 일감몰아주기가 세무조사의 원인일 수도 있다”면서 “이는 LG그룹과 직접적 지분관계는 없지만 오랫동안 협업을 이어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구광모 상무, 친아버지는 구본능 회장..백부 구본무 LG그룹 회장 '양아들'로 입적
희성전자는 희성그룹은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희성금속·희성화학·희성정밀·희성촉매·희성피엠텍·희성소재 등 20곳에 이르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희성그룹의 계열사중 상장사는 없는 상태이다. 희성전자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용 백라이트유닛(BLU), 액정표시장치모듈(LCM), 터치스크린모듈(TSP)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LG디스플레이에 60%이상 공급된다.
지난 2014년 매출 9888억원을 올렸던 희성전자는 지난 해 7514억원으로 급감했지만, 여전히 LG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희성전자 측은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세무조사의 목적에 대해서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 대구제1공장에만 상주하는 재무팀장이 현재 본사 세무조사 건으로 서울을 왔다 갔다 하느라 바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 세무조사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측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희성전자는 하청업체들에 과도한 수준의 부품단가 인하를 요구한 이른바 ‘갑질’논란에 휩싸이면서 구본식 부회장이 하청업체로부터 피소돼 관련업계에 '파문'이 일기도 했다.
올해 초 LG디스플레이의 1차 협력사이자 범LG家인 희성전자가 하청업체들에 과도한 수준의 부품단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LG디스플레이와 희성전자는 지난해 한 납품업체로부터 나란히 고소를 당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조명기기업체 오렉스는 희성전자의 납품 의뢰로 막대한 자금을 들여 공장을 지었지만 납품 단가를 인하해 215억원 가량의 투자손실을 봤고, 자금 지원 요청도 거부당해 부도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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