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과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의 장녀 정지선씨가 1995년 결혼하면서 두 그룹은 사돈지간이 됐다. 이후 지난 10여 년간 몇 차례 구설수에 올랐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마땅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그동안 시장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10대 재벌의 친족기업 일감몰아주기 의심 사례를 정리·분석해 발표했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은 자회사인 현대건설을 통해 삼표, 삼표산업, ㈜남동레미콘, 남동레미콘㈜, 삼표피엔씨 등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삼표 그룹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확인 결과, 삼표 그룹의 국내 계열사는 28개다. 코스닥에 상장한 동양시멘트를 제외하고는 27개사가 모두 비상장사다.
삼표, 삼표산업, 엔알씨, 유니콘, 삼표피앤씨, 삼표이앤씨, 팬트랙, 신대원, 삼표기초소재, 당진철도, 베스트엔지니어링, 홍명산업, 경한, 동양자원, 네비엔, 네비엔알이씨, 포항항8부두운영, 남동레미콘, 알엠씨, 당진에이치이, 삼표시멘트, 삼표자원개발, 동양에스앤씨, 동양라임스톤, 골든자원개발, 솔로몬티에스, 삼척에너지 등이다.
이들 계열사 대부분이 콘크리트 제품 제조, 시멘트 제조, 철도 궤도 전문 공사, 건설 폐기물 처리, 레미콘 제조, 건설용 석제품 제조, 금속 조립구조재 제조 등 건설 산업 관련성이 크다. 현대차 그룹과 연계된 계열사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과거에도 현대차와 삼표 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세간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지난 2013년 삼표그룹 계열 폐기물 중간처리 업체 네비엔은 현대제철에서 고수익 철광석 정제 부산물인 슬래그를 독점 공급받다시피 했다. 2004년 100억 원대이던 네비엔 매출은 지난해 1567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네비엔 지분의 70%는 정 회장 장남인 정대현 삼표기초소재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도 공사에 필요한 레미콘 물량을 삼표그룹에 몰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2년 11월 경기 파주시 소재 에이에스이 코리아 제2 제조건물과 충남 당진 현대제철 코크스 제강공장 등 건설 현장에서 필요한 레미콘 물량 가운데 절반을 삼표그룹에 할당했던 것.
일련의 의혹과 관련 삼표 관계자는 "말그대로 의혹 일뿐이다. 정확한 증거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단지 추측과 의혹만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친족 기업 간 일감 몰아주기가 지속해서 문제시 되고 있으나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이 없는 것도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