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 요구 포착
靑,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 요구 포착
  • 강현정 기자
  • 승인 2016.11.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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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다보스포럼'서 눈 밖에 나… CJ 제작물도 심기 건드려"

 
'최순실 게이트'가 정재계 안팎의 논란을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정황이 포착됐다.

박근혜 정부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비서관을 통해 대기업들에 800억 원 가량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압박했다는 사실은 드러났지만 대기업 총수 일가 경영권에 직접 간섭한 정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지난 3일 한 매체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청와대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청와대 수석은 "너무 늦으면 진짜 저희가 난리가 난다. 지금도 늦었을지도 모른다"며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종용했다. 또 이 수석은 VIP 말씀을 전한거냐고 묻는 CJ 그룹 관계자의 질문에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간접적으로 이 부회장의 퇴진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시사한 것.

이어 CJ그룹 관계자가 청와대 요구를 거부하자, 청와대 수석은 7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이 부회장의 퇴진을 시종일관 요구했다고 MBN은 전했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비자금 운용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이미경 회장은 동생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였다. 이후 이미경 부회장은 유전병 치료와 요양을 위해 2014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까지 머물고 있다.

CJ그룹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2014년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청와대의 압박 때문이었다는 해석이 공공연했다"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 눈 밖에 났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1월 스위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코리아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JP모건, GE 등 세계 유수기업 CEO와 만나 외국인 투자촉진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변하고 있다고 한국 투자를 권유하는 국가 설명회(IR)로 활용한다는 구상이었다.

국내 기업인 중에선 이 부회장 외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제의 발단은 다포스포럼 기간 중 열린 '한국의 밤' 행사다. CJ그룹이 주관한 이 행사에 가수 싸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류 전파'의 주인공으로 이 부회장이 주목받은 것이다.

당시 국내·외 언론이 한국의 대표 문화기업인 CJ그룹의 이 부회장과 싸이를 집중 보도하면서 박 대통령이 들러리를 선 것 같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것이 정·관계 해석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서 이 부회장의 태도와 행동을 상당히 불편해 했다"며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 재계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이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같은 해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근육위축병)'가 악화됐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 지병 치료와 요양 등을 이유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이 제작한 방송·영화 등이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해석도 있다. 'SNL코리아'의 정치시사 풍자 코너인 '여의도 텔레토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이 자신을 희화화한 반면 야당 인사를 미화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 회장 구속 이후 CJ가 정치시사 개그 코너를 폐지한 데 이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응원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낸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제작에 나선 영화 콘텐츠도 '명량',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등 애국심을 강조하는 영화를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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