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이정민 부장판사)는 23일 김옥순(87) 할머니 등 5명이 전범 기업인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회사 측은 김 할머니 등에게 1인당 1억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근로정신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강제 인력수탈을 위해 만든 인력 조직이다. 주로 태평양전쟁 후반부 전쟁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군수 공장에 조선인들이 동원됐다.
김 할머니 등 5명은 강제 동원돼 후지코시 도야마 공장에서 강제노동 등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입게된 정신적·육체적·경제적 피해를 보상하라며 지난해 4월 각자 1억원씩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전범 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은 한일 양국에서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011년 10월 후지코시가 김 할머니 등을 모집할 때 기망·협박 등 위법적 권유가 있었다는 점과 강제적인 노동을 강요했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배상 권리가 실효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한국 대법원은 2012년 5월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 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은 "일본 법원의 판결은 일본의 식민 지배가 합법적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일제 강점기의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충돌한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은 2014년 피해자들의 노동 기간에 따라 8천만∼1억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