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 특검, 정찬우 전 금융부위원장 '직권남용 혐의' 조사 방침
[탐구] 특검, 정찬우 전 금융부위원장 '직권남용 혐의' 조사 방침
  • 윤석현 기자
  • 승인 2017.02.0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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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측근 하나銀인사에 관여 혐의..“금융위원장 제치고 쥐락펴락” 주장도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최순실씨의 대출편의를 봐준 KEB하나은행 임원 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이 특별검사 수사에서 드러나면서 금융위원회의 위상이 위기를 맞고 있다.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정찬우 현 한국거래소이사장의 청와대와 하나금융 사이에서 인사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이에 따라 특검은 정 전위원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5일 금융권과 특검에 따르면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 모녀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이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에서 최순실 씨가 자신의 이사 승진을 도와주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독일 법인장으로 있을 2015년 당시 정유라 씨에게 25만유로(3억천만 원)를 특혜 대출해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미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이 씨의 승진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지난 해 1월 박대통령으로부터 '이씨를 승진시키라'는 지시를 받은 안 전 수석은 정찬우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을 통해 하나금융지주 최고위인사에게 이를 전달했고, 얼마 뒤 이씨는 지점장 승진 한 달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는 것이다.
 

하나銀 고속승진 의혹.."안종범 수석이 정찬우 부위원장 통해 하나금융에 전달"

 
이에 따라 조만간 부당인사와 관련된 혐의로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던 정찬우 한국거래소이사장과 하나금융 최고위인사가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은 조만간 참고인으로 소환하고, 정찬우 이사장은 직권남용혐의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우선 정 이사장에 대해 직권남용혐의를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그를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이와는 별도로 계좌 압수수색 등을 통해 대가성 여부도 확인 중이다. 대가성이 확인되면 뇌물죄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들에 대한 수사는 박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은행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할 중요한 단서가 된다. 안종범 전 수석과 이씨 진술을 통해 이씨의 임원 승진인사에 최순실씨와 박대통령이 개입한 연결고리를 찾은 만큼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이를 실행한 정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과 하나은행 고위인사의 진술만 확보하면 박대통령의 직권남용이 입증되기 때문이다.
 
한편 정찬우 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임 시절 최순실의 측근인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인사는 물론 금융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전반적인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디지털타임즈가 5일 보도했다.
 

정찬우 이사장, 박근혜 후보 캠프 활동.."금융위원장도 제치고 인사 농단 " 의혹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시절 캠프에서 활동했고 당선 이후 인수위에서 전문위원까지 지내면서 금융위원장도 제치고 인사를 농단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은 미미한 수준이고 금융위 내부 인사 발령은 물론 IBK은행장 인선 개입 등 금융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를 거쳐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다, 2012년 박근혜 후보 경선때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당선 이후인 2013년에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지내면서 서울대 동문인 강석훈 경제 수석, 안종범 청와대 수석 등과 연을 맺었다. 정 이사장은 같은 해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고 2년 임기를 채운 후에는 거래소 이사장까지 꿰 차 '정권말 보은인사'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금융위 전직 고위간부 A씨는 "신제윤 위원장은 물론이고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조차 정 이사장에게 인사 권한을 다 맡겼었다"면서 "위원장들의 자의는 아니었겠지만 인사 권한을 맡기는 대신 정책 부분에 대한 결정권을 쥐는 식으로 위원장들이 부위원장 눈치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KB국민-2014년 IBK기업은행장 인선, 2015년 우리은행장 추천 개입" 의혹도

 
시중은행 B 부행장 역시 "신한은행이나 KEB하나은행 같은 곳은 그나마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가 세 번이나 정 이사장의 지시(청탁)를 받고도 이상화 본부장의 인사를 차일피일 미뤘지만 결국 청와대까지 나서 압박하는 통에 이례적인 인사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KEB하나은행이 이 정도니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직접적인 영향력이 미치는 우리은행이나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행장 인선부터 정 이사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업계에는 파다하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정 이사장이 2013년 KB국민은행장 인선, 2014년 IBK기업은행장 인선, 2015년 우리은행장 추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고위직 출신 C씨는 "이득준 큐브 대표가 정 이사장과 같이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었고 이에 대한 보은으로 정 이사장이 IBK기업은행의 2000여대 자동화기기(ATM) 유지보수 업무를 안겨줬다. 이후 이 대표가 IBK의 ATM 관리는 독점하고 있다"면서 "정 이사장이 강남에 대놓고 가는 룸살롱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결제를 이 대표가 한 달에 한 번씩 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권 원로 인사 D씨는 "현재 특검에서는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부정 및 국정 농단에 국한 해 수사하고 있지만, 정 이사장이 권력을 등에 업고 최순실 등과 관계없이 본인의 부정을 위해 인사를 주무른 의혹은 더 많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특검 해체 이후에도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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