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 박삼구 회장 ‘잔꾀‘ 통할까
금호타이어 인수, 박삼구 회장 ‘잔꾀‘ 통할까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7.04.0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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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호남민심 등 우려해 "새 정부로 미루자"...우선매수청구권 변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산업은행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놓고 줄다리기를 거듭하는 가운데 박 회장이 구사하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지연전략이 먹혀들 경우 금호타이어를 되찾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박 회장은 컨소시엄을 허용 받은 이후에 인수자금을 조달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어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여전히 소송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 내부에서  금호타이어 매각문제의 민감성을 고려해 매각시기를 차기 정부로 미루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신중하게 흘러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이고 대선후보들이 해외매각에 반대를 하면서 채권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문제에 묶여있어 금호타이어를 원칙대로 매각한다는 방침을 밀어붙이는 데 집중하기도 어렵다.

현재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박삼구 회장’ vs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로 좁혀진 상황이다. 박 회장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채권단 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컨소시엄 불허’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채권단이 컨소시엄 불허 입장을 고집할 경우 중국 업체로 금호타이어가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도마 위에 올아 있다. 과거 쌍용자동차가 중국 업체에 매각됐다가 ‘먹튀 논란’을 빚은 것을 이들은 가장 우려하고 있다. 급기야 금호타이어 문제가 호남 지역 대선주자들의 이슈로 떠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유력 대선주자들이 잇달아 금호타이어 공장을 방문했다. 박 회장 역시 “컨소시엄을 불허하면 소송으로 맞서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채권단이 한 발 물러났다. 채권단은 3월28일 박삼구 회장의 요구를 조건부 수용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현실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채권단에 제시한다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다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박 회장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 회장 측은 “채권단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는 28일 입장자료를 내고 “산업은행의 이율배반적인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채권단의 결정은 불허나 다름없다.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의 허용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략적투자자(SI) 모집이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19일까지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여부를 통보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박 회장 측은 매각조건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결정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금호타이어 매각전 양상이 혼미해지며 장기화할 경우 박 회장에게 유리할 수 있다. 물론 박 회장이 1조 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재건하는 데 열악한 조건에서도 계열사 인수합병에 잇따라 성공한 전력이 있어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도 인수합병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박 회장은 조건부로 컨소시엄을 허용 받았지만 산업은행이 추진한 매각절차의 하자를 들어 공세를 펼쳤고 금호타이어 대출조건, 금호 상표권 문제까지 꼽으며 법정소송도 예고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그룹 재건을 마치는 만큼 금호타이어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금호타이어를 되찾기 위해 법정소송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면서 금호아시나그룹 재건의 마지막 단계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과제만 남겨놓고 있다. 한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계 순위는 8위까지 치솟았다. 무리한 M&A(인수․합병)는 박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빚을 내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한 탓에 그룹의 자금난이 가중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찾아왔다. 금호그룹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되팔아야 했다. 2009년에는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과 핵심 계열사인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2010년에는 그룹의 모태 회사인 금호고속마저 IBK펀드에 매각했다.

박 회장은 2010년 사재 출연을 조건으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 청구권을 인정받았다. 2015년 5월 그룹의 모태 회사인 금호고속을 3년 만에 되찾았고, 그해 말에는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주력 계열사인 금호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1%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가 다시 에어부산과 금호터미널 등 나머지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이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단추’를 꿰게 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구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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