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귀감이 되고 있는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을 둘러싸고 그간의 행적이 물거품이 될 만한 잡음이 나오고 있다.
7일 한 매체에 따르면 박 회장이 공익적 성격을 띤 재단을 이용해 고교동창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이 같은 논란은 박 회장이 설립한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이하 박현주재단)의 부자연스러운 기부금 운용 행태에서 비롯됐다. 사회공헌사업 중 하나인 경제교육 지원 사업 과정에서 박 회장이 고교동창이 운영하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밝혀진 것이다.
특히 해당 기업이 설립되자마자 재단으로부터 상당한 일감을 제공받은 점에 대해서는 ‘특혜성 일감지원’, ‘조직적 챙겨주기’ 등의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때문에 박 회장이 겉으로만 공익사업을 전개하는 척 했을 뿐 뒤로는 재단을 이용해 고교 동창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박현주재단은 지난 2000년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을 설립한 이후 10개월만인 1998년 4월 ‘미래에셋육영재단’을 세웠다. 이후 2000년 3월 박 회장은 사재 75억원을 출연해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박현주재단은 설립된 해 제1기 미래에셋 국내장학생 선발을 시작으로 사회공헌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1차 소년소녀가장 생활비 지원, 2003년에는 1차 ‘공부방 희망도서 지원’ 사업을 실시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업계에서 귀감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박 회장의 사회공헌 행보를 두고 기존의 평가와 다르게 해석하는 시각이다.
사회공헌 사업을 표방한 박현주재단이 최근 수년간 박 회장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이 설립한 기업에 상당수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포착되면서 갖가지 의혹이 일고 있다.
박 회장, 공익재단 이용해 고교동창 주머니 채워주기
박 회장의 동창이 운영하고 있는 A사는 지난 2009년 7월 경제 교육 관련 프로그램 사업(학교수업, 방과 후 수업, 캠프, 여행 등)과 교육시스템 연구개발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A사는 현재 미래에셋 우리아이 스쿨투어, 미래에셋 펀펀 주니어 금융교실 등 미래에셋그룹, 박현주재단 등과 관련된 사업을 유독 많이 진행하고 있다.
박현주재단 역시 수년에 걸쳐 A사에 상당한 일감을 제공했다. 단순히 일감만 제공한 게 아니라 그에 걸맞는 보상금도 지급했다. A사에 지급된 돈은 거의 대부분이 ‘기부금’이었다.
지난 5년 간 박현주재단이 A사에 지급한 돈은 총 13억938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단순히 금액으로만 따지면 적은 돈으로 평가될 수 있겠으나 지급된 돈의 성격이 ‘기부금’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는 그 규모가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라는 게 공익단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더욱 주목되는 사실은 A사와 박현주재단의 거래가 A사의 설립과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A사 사업연혁에 따르면 설립 당해년도인 2009년과 그 이듬해인 2010년 A사는 미래에셋 우리아이 스쿨투어, 미래에셋 펀펀 주니어 금융교실, 미래에셋생명 가족경제캠프 운영, 미래에셋 우리아이 글로벌리더 대장정 캠프 운영 등 총 6개의 사업을 진행했다.
신생업체가 대기업 계열 공익재단의 사업을 설립과 동시에 대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설립 당시 A사는 자본금 2억5000만원에 불과한 소기업이었다.
더욱이 이 회사의 김 대표는 A사를 설립하기 이전까지 교육과는 무관한 업종에 종사했던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