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망령' 국민연금 왜 강경태도 변했나
'최순실 망령' 국민연금 왜 강경태도 변했나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04.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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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타결 가능성..17~18일 사채권자 집회 앞두고 대우조선 P플랜 모면할 듯

부실한 자료를 근거로 제시된 채무조정안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온 국민연금이 이틀만에 수용쪽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극적인 채무조정안 수용으로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을 모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14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로 책임 있는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여, '기금 손실 최소화 의지'를 이해하고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한 결과 상호간에 협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산은의 채무조정안에 줄곧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는 상당한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채무조정안을 제시한 산은에 추가 조건을 요구해 온 국민연금, 양측이 줄곧 평행선을 그리다 막판에 "합의점을 찾았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1일 특정 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 노후자금의 손실을 감내하는 선택을 할 수 없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과 입장이 180도 반전된 것이다.

지난 13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통해 국민연금의 만기 연장 회사채에 산은이 상환 보장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 기류 변화의 원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보장과 관련해 이를 구체적으로 합의서에 담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 연장 회사채를 산업은행이 보증한다는 문구를 사채권자의 부실 기업 투자 책임에 대해 공적기관이 책임져주는 형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국민연금은 산업은행의 확실한 보증을 요구하는 반면 산은은 위법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명문화할 수는 없다고 맞서면서 기술적인 부분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 "이번 문제를 잘 해결해 보자는 생각에는 이견이 없고 일부 서로가 요구·수용할 수 있는 것들은 최선을 다해 입장 정리를 했다"며 "향후 분쟁의 소지가 있고 위법 가능성이 있는 요구 사안들은 수용 조건에 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또 "서로 인식을 같이 했고 대화 분위기가 좋았던 만큼 국민연금이 최선의 결정을 내려 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장 많은 회사채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에 찬성하면, 17~18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최종 가결될 가능성도 커진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 대신 자율적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에 2조9000억원의 한도성 여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신 사채권자와 시중은행이 채무재조정에 동참하고 대우조선 노조가 임금 삭감 등에 동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시중은행과 대우조선 노조는 조건에 합의한 상태라 총 1조5000억원의 채권을 보유한 회사채·기업어음(CP) 투자자들의 채무재조정안 수용만 남겨둔 상황이다.

산은은 2조9000억원 지원으로 114척의 기존 수주 물량을 완성해 대우조선 '연착륙'을 시도하는 한편 지난해 말 1만443명인 직영인력을 2021년까지 9000명 미만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 올해 10조1897억원으로 예상되는 매출액을 내년 7조5891억원으로 줄여 대우조선을 매각 가능한 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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