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채용비리 의혹 이광구, 거세지는 '퇴진론'
'무더기' 채용비리 의혹 이광구, 거세지는 '퇴진론'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7.10.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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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회' 출신 이 행장 예금 126억 몰아준 대가로 국기원장 조카 특혜채용 의혹VIP 자녀 등 20명 정상채용여부도 의문…이 행장 금감원 이어 검찰조사 받을 듯

국회 국정감사에서 채용비리가 쏟아지면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에 대한 검찰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이 박근혜 정권에서 ‘서금회’(서강대학교출신 금융인회) 멤버로 낙하산 인사로 연초 민영화 때 다시 은행장으로 선임됐으나 박근혜 정부에서 쌓인 적폐를 그대로 안고 출범한데다 최근의 채용비리와 관련 검찰수사가 예상되면서 이 행장의 퇴진론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국감제출자료와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였을 때는 물론이고 민영화후에도 사실상 공개채용을 포기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은행권에서 채용비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는 우리은행이 국기원이 주거래은행을 우리은행으로 바꾸기로 하고 국기원장 조카를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거래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관이나 단체 등 대형 고객은 예금 등을 맡기는 조건으로 친인척의 취업을 요구하고 우리은행은 그 대가로 특혜채용을 했다는 점에서 노조를 비롯한 내부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태권도 단증 발급과 해외 사업을 관할하며 각종 기금과 기부금 등을 보유하고 있는 국기원은 지난해 말 138억2000만원에 이르는 예금을 보유했는데 이중 68억 원을 갑자기 거래가 적었던 우리은행에 맡겼다.

그후 국기원은 그동안 여러 은행에 분산 예치해온 예금을 지난 6월 기준 136억3000만원 가운데 거의 전액에 가까운 126억5000만원을 우리은행에 몰아줬다. 국기원은 지난 9월 우리은행과 주거래은행 협약을 맺고 사실상 예금을 다른 은행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권도 단증에 금융 기능을 결합한 ‘우리카드 단증’ 발급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국기원과 우리은행 사이에 특채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모 임원은 지난해 8월 시작된 공채의 지원자 가운데 ‘국기원장 조카’를 추천했고, 국기원장 조카는 이후 11월 최종 합격한 것으로 내부 문건에서 드러났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주거래은행 선정이 기관장 친인척 채용 대가라는 구체적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오현득 국기원장과 이아무개 상무를 수사기관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기원 측은 이에 대해 원장이 조카가 채용된 뒤 은행의 지인에게 ‘잘 지켜 봐 달라’고 전화만 했을 뿐 우리은행 주거래은행 선정은 채용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나 기관들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하기 때문에 보유한 돈을 특정은행에 맡기는 경우는 드문데 국기원의 경우 이미 분산예치해온 예금을 우리은행에 몰아줬다는 점에서 특채의혹은 짙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에서는 ‘빽’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채용비리가 많다. 최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라는 제목의 은행 내부 문건을 입수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당시 국정원 직원,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 등 16명이 지원했고, 이들의 생년·성별·출신학교 등이 기록된 명단이 은행 직원들의 추천을 받아 인사 부서에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명단에 오른 직원외에도 다수의 ‘금수저’들이 우리은행에 근무하고 있어 이들 역시 채용비리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무성하다.

예컨데 우리은행 남기명 수석부행장과 박원춘 전(前)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의 자녀가 부친의 재임기간 우리은행에 입행한 것은 논란이 되고 있다. 남기명 부행장의 아들은 남 부행장이 경영기획본부 부행장이던 시절 지난 2014년 1월에 입행했다. 박 전 위원장의 딸은  그가 노조위원장으로 있던 시기(2013년12월~2016년12월) 인 지난 2015년 12월 입행했다.

황교안 전 총리의 딸도 지난 2010년 2월 우리은행에 들어갔다. 당시 황 전 총리는 대구고검 검사장이었다. 황 전 총리의 딸은 최근 육아휴직 후 복직했다. 검사인 남편의 근무지와 같은 지역에서 근무중이다. 육아휴직 전에는 서울 강남의 한 지점과 고액 자산가들을 관리하는 WM센터 등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근무하지 않지만,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의 딸도 우리은행 직원이었다. 한 우리은행 직원은 “젊은 직원이 큰 센터 등 인기 부서에 발령나면 ‘저 사람 인사부, 정치, 기업 쪽에 줄 있구나’ 생각한다”며 “외부에 알려진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뿐”이라고 말했다.

과거 우리은행은 특혜 채용 예기가 나오면 ‘블라인드 채용’인데 어떻게 특혜 채용이 가능하냐고 반문했지만 이런 해명이 신빙성을 잃은 지 오래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부실화돼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정부기관 등 외부의 입김에 흔들리면서 공채제도가 앞으로 유명무실해 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채용비리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금감원은 모양새는 좋지 않지만 우리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의 채용비리의혹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자체감사, 금감원 조사결과로 검찰에 고발되면 검찰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최근 은행권에 채용과정에서 비리가 있는지를 자체 감찰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국감에서 채용비리의혹이 짙은 우리은행 대해서는 자체감찰결과를 바탕으로 현장검사를 거쳐 검찰에 수사 의뢰 수순을 밟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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