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탕밥’된 금융협회장 인선, 기름 빼고 따뀌 뺀 ‘황소 도강탕 ’ 신세
‘잡탕밥’된 금융협회장 인선, 기름 빼고 따뀌 뺀 ‘황소 도강탕 ’ 신세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11.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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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생보협회장에 신용길 KB생명 사장 내정..‘모피아’ 배척론-'올드보이' 논란 부담으로 어쩡정하게 매듭
차기 생명보험협회장에 내정된 신용길 KB생명 사장

 생명보험협회가 차기 회장에 신용길(65) KB생명 사장을 내정, 민간 출신 회장을 맞이하게 되면서 은행엽회장-생명보험협회장 등 각종 금융협회장에 '민관'이 두루 선출됐다.

그러나 '올드보이(Old Boy)', '관피아(관료+마피아)' 등에 대한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현직에 재직 중이면서 민간 출신인 신 사장을 차기 협회장으로 낙점하면서 금융협회장 연쇄 인선은 방향도 목표도 실종한 채 끝나고 말았다. 금융권에선 “여론에 밀려 중량감 있는 인물을 찾지도 못하고 마치 기름빼고 따귀 뺀 ‘황소도강탕’ 인사가 되고 말았다”는 자탄이 흘러나온다.

생명보험협회는 30일 2차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신용길 KB생명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생보협회는 내달 7일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신용길 후보는 교보생명 재무기획팀장과 채권운용부장, 기획관리부장 등을 거쳐 자산운용부문총괄 부사장과 대외협력담당 사장을 역임한 후 2015년부터 KB생명으로 옮겨 대표를 맡고 있다.

생보협회 회추위는 신지급여력제도 도입과 고령화 및 제4차 산업혁명의 진전, 소비자 신뢰제고 등에 적극 대응할 필요성이 커 금융과 생명보험에 대한 전문성, 회원사와의 소통능력 등을 검증해 신용길 사장을 후보자로 결정했다.

은행연합회-생보협회는 업계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사 '깜짝 발탁'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 가운데 은행연합회와 생보협회는 업계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인사를 깜짝 발탁한 셈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협회 가운데 가장 먼저 손보협회가 관료 출신인 김용덕 회장을 선출하면서 '올드보이' 논란이 불거진 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손보협회장에 장관급 인사가 오면서 '격'을 맞추기 위해 은행연합회장의 경우 애초 홍재형 전 부총리와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생보협회장도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과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문재우 전 손해보험협회장 등이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은행연합회는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를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했다. 금융협회의 맏형격인 은행연합회에서 민간 출신을 선출하자 생보협회도 부담이 덜어져 업계 출신 CEO를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권 인사 관련 논란에 대해 "향후 남은 협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도 회원사들이 자율적으로 금융당국과 업권의 가교 역할을 잘해줄 분을 선임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부분도 힘을 실어줬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연합회와 생보협회가 청와대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다가 차선책으로 그나마 업계현안을 이해하는 인물을 회장으로 선임한 것으로 풀이했다.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김용덕 손보협회장 만큼의 중량급 인사를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고, ‘모피아(옛 재무부와 모피아의 합성어)’ 배척론과 ‘올드보이’ 논란을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수창 생보협회장 임기가 내달 8일에 끝나는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을 찾기 어려워 생보협회가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협회는 다음달 7일 총회에서 신 사장을 차기 협회장으로 추대하는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협회장 선임이 유력하다. 이수창 현 회장의 임기는 내달 8일까지다.

 결국 '부산' '호남' '충청' 등 지역 안배 모양새..정부 측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추측도

한편 관료 출신 '올드보이의 귀환' 논란 속에 시작된 올해 금융권 협회장 선출은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낙마한 가운데 깜짝 인사로 마무리 됐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 파워'가 부상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지만 결국 '부산' '호남' '충청' 등 지역 안배를 한 모양새가 됐다.

결정적으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지난 29일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최 위원장은 이날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대기업 회원사 출신이 그 대기업의 후원을 받아 회장에 선임된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 경우가 또 나타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기업 후원을 받아 선출된 협회장은 보험업계 전체보다 특정 회사를 위한 활동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른 보험사 임원은 “생보협회 회추위에서 대기업 임원 출신 인사도 후보에 올랐지만 회추위원들이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 신 내정자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깜짝 인사의 협회장 인선 과정에서 한 때 정부측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 파워'가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은 은행연합회장은 부산, 생보협회는 충청, 손보협회는 호남으로 고른 지역 분포를 보였다.

협회 회원사의 규모를 고려할 때 협회간 순서는 은행연합회, 생보협회, 손보협회 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하지만 순서가 맨 뒤인 손보협회의 김용덕 회장(67세)이 가장 연장자인데다 전직 장관급이어서 앞으로 의전을 어떻게 할 지도 협회간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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