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직원 가상화폐 시세 차익.."내부거래 조사하라" 분노
금감원 직원 가상화폐 시세 차익.."내부거래 조사하라" 분노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1.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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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직원, 정부 발표자료에 관여..투자자들, 靑 국민청원 게시판에 ''법무부 특검조사' 글 올려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정부의 대책 발표 직전에 매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금융감독원 직원이 1300여만원을 투자해 700여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직원은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에 파견돼 현재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은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을 총괄하는 부서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해당 직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하고 금감원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그러나 만일 이 직원이 사전에 정보를 알고 투자했다면 충분히 내부자 정보 거래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진상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가상화폐 투자피해자들을 중심으로 나온다.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 발표 직전 가상화폐를 팔아치웠다는 의혹이 제기된 금감원 직원은 국무조정실에서 가상화폐 관련 대책을 준비하는 데 관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가상화폐를 규제를 추진하면서, 정작 규제에 관여했던 직원이 가상화폐 거래로 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난 만큼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대책에 관여했던 금융감독원 직원이 대책 발표 전 가상화폐를 팔아 차익을 거뒀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분노을 금치 못했다.

투자자들 "국민이 하면 투기라고 하면서 금감원서 미리 다 알고 투기한 것 아니냐" 비판

일부 투자자들은 또다시 청와대 게시판으로 몰려가 해당 금감원 직원을 특검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금감원 직원이 가상화폐 투자했다가 정부의 대책 발표 직전 매도해 차익을 챙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으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속출한 상황에서 금융 당국 직원이 혼자 이득을 챙겼다는 소식이 충격적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투자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금감원 법무부 특검조사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투자자는 이 글에서 "국민이 하면 투기라고 표현하면서 금감원에서 저렇게 시세가 떨어지는지 올라가는지 미리 다 알고 투기를 했습니다"며 "이만하면 당연히 특검에서 조사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과 리플, 모네로 등에 투자했다가 최근 고점 대비 30%의 손해를 보고 투자금을 모두 회수했다는 직장인 투자자 A씨는 "현재 가상화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힘이 정부의 구두개입임을 고려할 때 이를 미리 알고 사익추구에 이용한 금융감독원 직원은 금융감독기관에 몸담아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30대 직장인 투자자 B씨는 "지난달부터 에이다에 투자했다가 30%의 손실을 보고 지난주에 손절매했다"며 "금감원 직원 기사를 보고 '돈 앞에 성인인 사람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 C씨는 "선량한 투자자들은 자기 재산 깎아 먹으면서까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연착륙에 동의하고 정부 규제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그런데 경제 분야에 막강한 권력을 가진 공무원이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투자에 활용했다는 것은 정부 규제 자체를 불신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일이 해당 직원에게만 있었을 거란 보장도 없다"라며 "이번 규제와 관련된 업무를 했거나 정보를 미리 입수할 수 있었던 공무원들은 전수 조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투자자 D씨는 "관세청 공무원은 엠바고 조처된 자료를 지인들에게 몰래 전해줘 물의를 빚더니 이번엔 규제 정보에 미리 접근할 수 있는 금감원 직원이 이틀 뒤 폭락할 수도 있는 가상화폐를 미리 팔아 제 배를 불렸다"라고 비판했다.

금감원 직원, 1300여만원 가상화폐 투자했다가 지난달 매도해 700여만원 수익 챙겨

한편 금감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직원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1300여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지난달 11일 매도해 700여만의 수익을 거뒀다.다만 지난 달 12일 최흥식 금감원장이 임원회의에서 임직원의 가상화폐 투자를 자제해줄 것을 지시한 이후에는 가상화폐에 투자한 사실이 없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흥식 원장이 지난 12일 임직원의 가상통화 투자를 자제해 줄 것을 지시한 이후에는 가상통화 투자 사실이 없다"며 "현재 직무 관련성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 내 조사를 마무리하여 필요하면 적의(알맞고 마땅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달 13일 미성년자나 외국인 등이 가상화폐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조치하는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거래실명제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신규발급 중단 등을 결정했다.지난 12일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 특별법까지 언급했지만 청와대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서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앞서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직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정부의 대책발표 직전에 매도했다는 첩보가 있는데 확인해봤느냐"는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의 질의에 "통보받아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도 "내부거래 관계는 제가 아는 한 공무원 1∼2명의 사례가 있어서 진상조사를 하도록 했고, 공무원에 대해선 가상통화 투자가 적절치 않다는 표현으로 해서 일단 투자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해당 직원의 (내부자 정보 거래 등) 직무 관련성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조사를 마무리해 필요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상욱 의원 "정부발표 내용 (직원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내부자 정보 거래 해당"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최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금감원 직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정부의 대책 발표 직전에 매도했다는 첩보가 있는데 확인해 봤냐"는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의 질의에 "통보 받아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최 원장은 "(그런 직원이) 있기는 있느냐"는 지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 "네"라고 짧게 확인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도 "제가 아는 한 공무원 1~2명의 사례가 있어서 진상조사를 하도록 했고, 공무원에 대해선 가상통화 투자가 적절치 않다는 표현으로 해서 일단 투자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정부가 발표할 내용을 (직원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충분히 내부자 정보 거래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심각한 문제임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시세에 영향을 줬다는 법무부 장관이나 경제부총리의 발언은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때 나온 것"이라며 "그것을 예상하고 (공무원이) 미리 매도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매우 부적절한 말씀"이라며 "정부에서 책임을 지는 분의 입에서 나온 중대차한 발언이 어떻게 시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도 "발언이 아니라 내부 흐름을 직원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활용해서 자신의 자산 관리에 이용하고 그것이 외부로 유출됐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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