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 오뚜기 '갓뚜기' 맞아 ?…함영준 회장, 또 일감몰아주기로 거액 챙긴 '명수'
[해부] 오뚜기 '갓뚜기' 맞아 ?…함영준 회장, 또 일감몰아주기로 거액 챙긴 '명수'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8.04.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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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회장 오너일가, 비상장계열사 지분팔아 500억 '불로소득'…문대통령 '착한기업' 칭송이 '무색'
▲오뚜기 함영준 대표이사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17.10.19. yesphoto@newsis.com      함영준 회장이 지난해 국감에서 출석해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인사하고 있다.
▲함영준 회장이 지난해 국감에 출석해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인사하고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착한기업 ‘갓뚜기(God+오뚜기)’  코스프레를 더 이상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 같다. 실상은 너무 다른데 문재인 대통령의 ‘착한기업’ 과잉 칭송에 부담감을 느낀 함 회장이 지배구조 '최하위'를 면하면서 대통령의 칭찬에 걸맞는 모양새 갖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함 회장은 최근 그동안 일감을 몰아줘 사익편취 창구로 활용해온 계열사 지분에서 오너일가의 지분을 낮추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회장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잔뜩 배를 불려온 행위를  더 이상 지속하지 않겠다는 뜻아래 이들 계열사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을 대폭 낮추거나 완전히 해소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지난해 총 500억원 규모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함 회장과  사촌동생 함영제씨, 아들 함윤식씨, 딸 함연지씨 등 오너일가로부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가 지분을 사들인 계열사는 오너일가의 지분이 높은 비상장계열사 주식이다. 시스템통합(SI)업체 알디에스와 수산물가공업체 오뚜기물류서비스, 애드리치 ,상미식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전산시스템 구축업체로 내부거래비율이 높은 알디에스의 경우 거의 100%에 이른 오너일가의 지분이 완전히 해소됐다. 오뚜기는 함 회장과 그의 사촌동생 함영제씨가 보유 중이던 알디에스 지분 80%를 208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또 함 회장과 그의 자녀가 보유하고 있던 그룹 광고대행사 애드리치의 주식 4만주(66.6%)도 119억4000만원에 사들였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 83.33%에 달했던  애드리치의 오너일가의 지분율도 제로화됐다.

 오뚜기에스에프지주에 대한 오뚜기의 지분율도  작년말기준 61.47%로 전년보다 14.41%포인트 올랐다. 이는 상대적으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낮아졌음을 말한다. 오뚜기는 지난해 함 회장으로부터 상미식품지주 지분 6.80%를 사들였으며 지분율이 16.60%까지 높아졌다. 상미식품지주의 오너일가 지분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의 동생인 함창호씨가 46.40%를 보유하고 있다.

오뚜기는 이밖에도 오뚜기물류서비스, 풍림피앤피지주 등 주식도 100억원 이상 매입했다. 각 사 감사보고서에는 ‘기타주주’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로는 오너일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비상장계열사의 내부거래비율은 매우높다. 함 회장일가가 이들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해마다 거액의 배당이익을 취했다. 이들 비상장계열사의 내부거래비율을 보면  알디에스와 애드리치, 오뚜기에스에프지주, 상미식품지주 등은 지난해 기준 각각 74.0%와 15.9%, 62.1%, 99.5%를 보였다.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르는 기준보다 내부거래 비중이 큰 것이다.

함 회장 오너일가는 내부거래로 해마다 거액의 배당이익을 취해오다 이번에 이들 비상장계열사에 대한 지분매각을 통해 마지막으로 거액의 매각대금을 거머 쥐었다. 오뚜기의 일감몰아주기로 이들 계열사들이 급성장 했고 이에 힘입어 주식가치가 높게 평가된 때문에 이같은 거대규모의 수익실현이 가능했다. 결국 함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로 이득을 취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함 회장이 이들 비상장계열사 보유지분 매각을 통해 챙긴 ‘불로소득’을 자신의 배를 불리는 데만 챙긴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함 회장의 그동안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거액을 챙겨왔고 보면 이번 매각대금은 회사나 직원에 증여했으면 더욱 값졌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거금은 사실상 오뚜기 그룹 직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 회장은 이를 보기 좋게 외면했다. 함 회장 입장에선 현금도 챙기고 일감몰아주기도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결과이지만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함 회장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는데도 지난해 갑자기 지분매각을 한 것을 두고는 여러 갈래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은 공정위기 중견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규제 강화를 사전에 피하자는 속셈인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재벌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는 현재는 자산규모가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중견기업인 오뚜기로서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는 일이 당면 과제로 돼 있다. 함 회장이 정도경영으로 이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갓뚜기’ 칭송이 큰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실제와는 너무 다르게 부풀려져 하루아침에 착한기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깊은 고뇌의 나날을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평가결과 오뚜기는 지난해 최하위 등급을 받아 함 회장은 사실 정도경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더욱이 함 회장은 지속적인 일감몰아주기로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중견기업그룹 중에서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익편취의 대표 격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말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호프 미팅’에 함 회장이 초청됐다. 당시 오뚜기가 중견그룹중 유일하게 초청된 것은 상생 협력과 일자리 창출 우수 기업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함 회장은 문대통령으로부터 ‘갓뚜기’기업이란 칭찬을 받았다.

함 회장으로선 이같은 칭찬에 난감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오뚜기의 경영에 타의 수범이 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눈을 다른 쪽을 돌리면 일감몰아주기 등 문 대통령의 칭찬과는 거리가 먼 어두운 경영도 많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따라서 문 대통령을, 그리고 소비자를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모범기업 모양 갖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가 진짜 ‘갓뚜기’가 될는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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