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오뚜기 함영준회장, 일감몰아주기 '철퇴(?)' 맞을 위기
[특집] 오뚜기 함영준회장, 일감몰아주기 '철퇴(?)' 맞을 위기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8.04.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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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계열사 지분매각에도 아직도 사익편취 '단꿈' 포기 않아…오뚜기라면 내부거래 99%
▲지난해 국감에 출석한 함영준 회장
▲지난해 국감에 출석한 함영준 회장

 함영준 오뚜기그룹 회장이 착한기업 ‘갓뚜기’로 거듭 태어날 것인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함 회장 오너일가가 그간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 오너일가의 개인회사격인 일부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팔아 500억 원을 거머쥐면서 ‘사익편취’에서 능수능란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함 회장의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배불리기’ 논란은 쉬이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함 회장은 이번에 매출규모가 작은 비상장계열사의 오너일가 지분은 매각했지만 오뚜기 라면 등 매출규모가 큰 계열사의 높은 내부거래비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일감몰아주기 '큰 줄기’는 그대로 남겨 뒀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함 회장의 일감몰아주기를 둘러싼 논란은 치열한 정도에서 다소 덜해졌을 따름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라면은 오뚜기에서 일감을 받아 연간 6천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오뚜기에 대한 매출의존도는 99.5%에 이르고 있다. 오뚜기가 라면을 직접 제조해서 판매하면 이익증가폭 더 크다. 그런데도 굳이 함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오뚜기라면에서 라면을 사와서 파는 고리를 형성한 것은 최대주주인 함 회장에 이익이 될는지 몰라도 주주이익에는 반한다는 지적이다.

함 회장은 이번에  오뚜기라면 일감몰아주기 구조는 손대지 않았다. 함 회장이 이번 비상장계열사의 오너일가 지분매각 과정에서 오뚜기라면 처분 지분은 0.50%에 불과했다. 계속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규제와 감시대상에 속해 있다.

함 회장이 오뚜기라면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즉 고배당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뚜기라면의 지배주주가 함 회장과 오뚜기이기 때문에, 오뚜기에서 출발한 돈이 오뚜기라면을 거쳐 배당의 형태로 다시 함 회장 일가로 들어가는 틀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그동안 함 회장이 오뚜기 고배당을 통해 배를 잔뜩 불려왔다. 함 회장은 작년말 기준 오뚜기라면 지분 35.14%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오뚜기가 지분 24.70%를 보유해 함영준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다.
올해 함 회장은 68억원 (984,529주 보유)이 넘는 배당금을 챙겼다. 오뚜기가 배당금을 인상한 데 따라 배당금규모는 더욱 커졌다.  함 회장의 특수관계인들 또한 36억5000만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게 됐다.

함 회장이 가져간 배당금도 최근 3년간 △2015년 28억1000만 원 △2016년 69억7200만 원 △2017년 71억4300만 원(조흥화학포함)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오뚜기 계열사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오뚜기물류서비스도 함 회장의 주요 사익편취 창구라고 할 수 있다. 오뚜기에 대한 매출의존도는 지난해 56%로 절반을 조금 넘지반 특수관계에 있는 계열사로 확대하면 내부거래비율은 80%로 치솟는다. 함 회장은 오뚜기물류를 통해서도 짭잘한 배당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따라 이번 지분매각 지분율도 5.0%에 그쳤다.

오뚜기 측은  대외적으로 최근 2~3년간 배당금을 확대한 것은 주주친화정책, 즉 소액주주보호를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세액 공제 혜택이 있었기 때문에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배당금을 올렸으며 대주주 역시 많은 배당혜택이 돌아갔으나 이는 부차적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과연 그럴까. 오뚜기는 ‘짠돌이’ 기업으로 유명하다. 창업주의 근검절약정신이 경영전반에 투영돼 있다. 그런 오뚜기의 함 회장이 과감히 배당을 늘린 것은 오너일가의 부를 극대화하자는데 있다는 풀이가 많다. 오너가 지분이 약한 기업은 배당이 인색하가 마련인데 함 회장 일가의 경우 높은 지분율을 유지, 오너일가의 부를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 고배당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함태호 명예회장(17.46%), 함영준 회장(15.38%)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63.42%에 이른다. 소액 주주는 20.8%에 불과하다. 작년 배당금 135억원 중 소액주주 몫은 28억원뿐이다. 오뚜기가 배당에 관대해 질 수 있는 이유다. '배당잔치'는 비상장 계열사에서도 이어진다. 오뚜기라면의 경우 지난 2014년 총 38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주당 배당금은 3750원. 배당성향은 25.19%으로 높은 편이다. 오뚜기라면의 최대주주는 함영준(24.7%), 함태호(10.93%) 등 오뚜기 오너일가다. 배당금 대부분이 오너일가에게 흘러갔다.

함 회장은 최근  4개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268억 원을 챙기고 일감몰아주기도 해소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오뚜기라면과 오뚜기물류서비스를 통한 거대규모의 일감몰아주기가 온존하고 있는 이상 함 회장에 쏠린 일감몰아주기의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일감몰아주기 해소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함 회장이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초청간담회에서 ‘착한 기업’ 이미지를 갖게 된 만큼 ‘꼼수’보다는 정면돌파로 명실공히 ‘갓뚜기’의 참모습을 갖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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