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더 이상 ‘애국심마케팅’ 안 통한다
[특집]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더 이상 ‘애국심마케팅’ 안 통한다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8.04.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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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공습'에 임시방편식 '동정론' 동원 말고, 정정당당하게 지배구조 개편 나서야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 부자

우리나라 재벌들이 해외 헤지펀드의 사냥터로 거론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에 경고음이 울렸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개입 의사를 밝혔던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마침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통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율 요구하고 나선 탓이다. 엘리엇은 또 배당금 수준도 글로벌 자동차업계 수준인 순이익의 40~50%로 확대하고, 현재 및 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하라고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엘리엇같은 해외 헤지펀드가 현대차그룹을 먹잇감으로 삼은 주된 이유가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의 더 이상 ‘애국심 마케팅’으로 국민과 여론에 임시방편식 동정론을 펴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증권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종목들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편 제안을 받은 영향으로 대체로 올랐다.

현대차는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88% 오른 16만2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현대차우는 4.73% 올랐고 현대모비스(0.62%), 기아차(0.16%) 역시 상승 마감했다. 다만, 현대글로비스는 0.85% 하락했다.

엘리엇, '현대 가속화 제안서' 발표..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주가엔 호재로 작용

엘리엇의 요구는 대체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셈이다. 다만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전망이 엇갈린다. 배당성향 개선으로 현대차의 주가 강세가 두드러지고, 현대차 우선주 역시 같은 맥락에서 상승 동력을 얻고 있다. 다만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엘리엇의 요구가 호재와 악재로 동시에 해석될 수 있어서다.

엘리엇은 '현대 가속화 제안서'를 통해 기존에 현대차가 밝힌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공식 반대 의사를 밝힌 다음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후 지주사 전환을 골자로 한 새로운 개편안을 제시했다. 엘리엇은 또 배당 증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가치 확대 방안도 현대차그룹에 요구했다.

문제는 엘리엇의 공격이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자마자 발생한 일이라는 점이다. 국내 그룹사들의 지배구조 상황을 고려하면 비슷한 사안은 언제든 다시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엘리엇은 그동안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파고들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우리 기업들은 헤지펀드의 공격에 지분매입과 우호지분 확보 등을 제외하면 법적, 제도적 방어 수단이 마땅치 않다. 국내 대부분 그룹사가 지배구조가 취약한 것이다. 따라서 언제라도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 엘리엇이 주식을 보유해 주주로 있는 기업은 어디라도 먹잇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연결되는 사안이었다. 엘리엇은 사안이 민감하다는 사실을 이용한 셈이다. 현대차그룹도 순환출자 구조라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비록 최근에야 지배구조개선방을 발표했지만 앞으로 대량의 주식이 오가는 과정에서 주식 가치 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논란의 소지가 많을 전망이다.

주주이익 확보 방안 요구한 엘리엇, 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비율 문제삼을 가능성

일반적으로 오너 일가는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들고 있는 주식의 전환 비율을 산정해야 한다. 이 때 엘리엇은 주주권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비율이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도 주주이익 확보 방안과 배당 확대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앞으로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을 다분히 문제를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지분이 적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의 보통주 10억달러(약 1조700억원)가량 보유한다. 시가총액 등을 감안해 지분율을 산정해보면 1% 남짓한 규모다. 이 점은 현대차가 안도할 만 하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이 뜻대로 되지 못할 다른 변수도 존재한다. 현대차 노조가 “총수의 사익 편취 수단”이라며 가로막은 데다 주주인 펀드사 엘리엇도 “추가적인 개선안을 제시하라”며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현대차 재벌의 사익추구를 위한 순환출자 개편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공정위에서 요구한 지배구조 개혁과 동떨어진 이번 꼼수는 총수 부자의 3대 세습과 사익추구로 귀결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총수일가가 2001년 설립한 현대글로비스는 총수일가의 사익추구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입법을 촉발시켰던 대표기업”이라며 “이번 개선안은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에 대한 불법적인 특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의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해 기아차가 보유한 16.9%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계획은 사익추구로 규정할 수 있다“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정몽구-정의선 ‘경영승계’ 위한 ‘꼼수’방식 버리고, 정책 부합하는 정도경영 해나가야“

현대모비스의 모듈‧AS사업은 현대글로비스가 아닌 현대차에 흡수돼야 한다는게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노조는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2사 1노조를 결성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합병안은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산업의 새판이 짜여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현대차그룹은 미래를 이끌어갈 선행기술이 부족한 데다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내는 것도 진통이 예상된다”며 “최근 현대차그룹의 이익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지배구조문제 전문가는 "엘리엇이 글로벌시장 가운데서도 현대차그룹을 먹잇감으로 삼는 것은 바로 비정상적인 지배구조 문제 때문"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굳히기 위한 ‘꼼수’ 지배구조개편 방식을 버리고,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에 부합하는 정도경영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이날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은 재벌일가의 편법적인 기업 지배를 정상화하고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 국내외 자본의 배당잔치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가 보상해야 할 진짜 이해관계자는 현대차가 세계적 기업이 되도록 오랜 세월 자신들의 노고를 다 바친 간접고용 사내 하청노동자들”이라며 “투자 수익에만 관심이 있는 엘리엇 등 주주들에 대한 과도한 보상에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종훈 의원 현대차 파견법 위반 정몽구-정의선 검찰에 고발파견법 위반 수사 촉구

한편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기아차그룹 노조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을 파견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파견법 위반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검찰과 고용노동부가 이미 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된 현대기아차그룹의 불법파견 문제를 15년 동안이나 눈감아주고 있다이는 방치가 아니라 비호이며 너무도 심각한 재벌의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41심 법원과 20172심 법원이 현대기아차의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 노동자이므로 현대기아차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며 법원 판결대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상식이자 정의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검찰은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및 관련자들을 파견법 위반으로 구속수사하고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용노동부는 현대기아차 불법파견을 즉각 시정명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4년을 투쟁했는데 정부의 제대로 된 조치가 없었다문재인 정부에서 많은 노동공약이 후퇴하고 있는데 답을 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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