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대란’이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한 ‘기내식 업체 변경 과정’에 대한 해명에 대해 종전 기내식 공급업체였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LSG)가 '진실과 거리가 멀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위기상황에 그룹 총수가 나서 진화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지만 상대편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아전인수식 기자회견이 오히려 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LSG는 5일 "박삼구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답변한 주장에 대해 분명히 바로잡고자 한다"며 "당사는 이미 2년 전 게이트고메코리아로 기내식 공급 업체를 변경하기로 한 아시아나의 결정이 기자회견 답변에서 언급한 원가공개나 품질우려 사안과는 완전히 독립적인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계약 해지 결정을 내린 2017년 이전에 기내식에 대한 어떠한 중대한 품질 문제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LSG는 "모든 부분에서 아시아나와의 계약 조건을 준수해 왔으며, 원가 가격에서도 항상 계약에 명시된 사항을 적용해왔다"며 "인수인계 과정 역시 최대한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및 게이트고메코리아로 인계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당사와의 계약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뛰어난 기내식 서비스를 인정받아 여러 차례 스카이트랙스 어워드를 수상했고, 당사는 지속해서 업계에서 정평이 난 표준 품질 평가기관(FSI & Medina)으로부터 '우수' 등급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앞서 박삼구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16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했다’는 논란에 대해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과 투자 건은 별개"라며 "게이트고메코리아로 바꾼 것은 지분율과 원가 공개, 케이터링 질 등 계약 조건이 LSG보다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LSG코리아와는 IMF라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계약을 했고, 엄청 불이익한 계약을 했다"며 "LSG와의 계약에서 원가를 공개하는 것으로 돼있었지만 수차례의 요청에도 원가 공개를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측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입장 자료를 통해 대한항공이 전날(4일)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돕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지난 3일 대한항공 기내식 담당 임원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담당 임원에게 연락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지원 제안에 고맙게 생각하고, 현재는 기내식 공급 및 탑재 과정이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로 향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3일 아시아나항공 측에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일부 물량 공급을 협조할 수 있다고 전했으나 아시아나항공 측의 답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