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갑질천국'…김상조 공정위원장, '반드시 손보겠다'
롯데는 '갑질천국'…김상조 공정위원장, '반드시 손보겠다'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8.10.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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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안 주고 납품단가 인하 등 '갑의 횡포'로 도산위기 중소기업 '수두룩'
사회적 책임 강조한 신동빈 회장, '갑질문화' 개혁으로 롯데 바로 세울는지 주목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경영복귀 하는 신동빈 회장. ‘갑질’오명을 어떻게 지울지가 주목된다.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경영복귀 하는 신동빈 회장. ‘갑질’오명을 어떻게 지울지가 주목된다.

 롯데그룹의 집요한 ‘갑질’이 국감에서 핫이슈를 부상했다. 정부와 국회에서 롯데의 악명 높은 불공정거래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5일 국회정무위 국감에서 롯데건설의 갑질 의혹에 대해 “반드시 다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그동안 협력사나 납품업체들과의 상생을 강조했지만 이는 대외홍보용이었다. 뒷전에서는 ‘갑질’관행이 지속됐다. 지난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판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실천을 다짐해 롯데의 갑질문화가 달라 질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선처를 기대하는 발언이라는 측면이 강해 신 회장의 사회적책임 실천이 갑질문화 해소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정부의 불공정거래 규제강화에도 롯데는 ‘갑질’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롯데와 거래하는 중소납품업체들은 롯데는 ‘갑질 천국’이라고 단정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롯데 갑질 피해자' 간담회에서는 그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하엠텍이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공사 대금 100억 원을 못 받은 것은 롯데그룹, 즉 롯데건설의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꼽힌다. 아하엠텍은 ”지난 2008년 롯데건설의 현대제철일관제철소 화성공장 공사에 참여,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공사를 진행했으나 롯데건설은 공사대금 100억원가량을 지급하지 않았다.

국회정무위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도중에 변경계약서를 체결하지 않고 구두계약으로 체결했는데 약 100억원 가량 추가 공사대금을 못 받았다”면서 “멀쩡한 중견기업이 도산한 사건으로 2011년 공정위에 신고한 사례다. 공정위와 롯데 측이 결탁정황이 수도 없이 많이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성선청과는 원가이하의 납품단가인하를 요구하는 롯데의 횡포에 시달려 사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성신청과는 2007~2013년 롯데슈퍼에 과일을 납하고 2014년부터 보성청과로 상호를 변경한 후 2015년까지 납품했다.

보상청과는 롯데슈퍼측이 빈번하게 원가보다 싼 납품단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금액을 일방적으로 낮게 책정하고, 그 판매가격의 85%만 지급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리아도 롯데의 갑질로 결국 모스크바 장사를 포기했다. 아리아는 2007년 10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롯데백화점 지하 1층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는 판매대금 갈취, 계약만료 전 강제철수 등의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아리아는 주장했다.

롯데의 갑질사례는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몇해 전 롯데홈쇼핑에서는 사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진들이 방영시간대 등을 미끼로 납품업체로부터 돈을 뜯어 검찰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협력사를 두고 있는 롯데그룹의 계열사중 갑질로부터 자유로운 회사는 거의 없을 정도라고 중소상공인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롯데갑질 피해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마침내 롯데 갑질에 칼을 빼 들었다. 김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롯데건설이 하청업체에 갑질을 하며 공정위 조사를 속여왔다는 지적에 대해 롯데건설의 갑질 의혹에 대해 “반드시 다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는 반드시 재계의 대표적인 갑질기업인 롯데의 횡포로 중소납품체들이 엄청난 피해를 당하면서 끝내는 도산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겠다고 선언한 것이어서 공정위의 롯데에 대한 조사와 조치, 나아가 제도변경이 주목된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뇌물공여혐의로 감방살이를 하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지난 5일 풀려난  신동빈 회장이 최근 롯데의 갑질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이다. 신 회장은 재판과정에서 재벌 롯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통 큰 투자로 국민경제에 기여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던 만큼 롯데의 갑질문화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선처를 기대하는 면에서도 자발적인 갑질적폐 청산은 최우선 경영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시늉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신 회장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집행유예로 풀려난 상황에서 고통을 감수하면서 ‘환부’를 도려내는 대수술을 단행할는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롯데의 갑질문화는 구조적이어서 오너가 수술을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뿌리를 뽑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갑질 문제가 불거져 공정위기 칼을 들이댈 경우 신 회장이 난처한 입장에 빠질 수 있어 이 위기에 대한 대응이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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