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의 원조' 윤석금 회장이 6년만에 다시 품에 안은 코웨이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도 소비자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어 '윤석금 신화'를 부활시킬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최근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한 지 5년 9개월만에 1조6849억원에 다시 인수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인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 사태에 대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침대 매트리스 렌탈 고객들의 서비스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코웨이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성장한 6698억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30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웨이는 3분기 호실적의 이유로 △국내외 렌탈 판매 증가 △해외 사업 고성장 지속 △매트리스 렌탈 판매 확대 등을 꼽았다.
이번 국내외 렌탈 판매는 역대 3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렌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45만1000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 렌탈 판매는 12만9000대로 59.5%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누적 렌탈 판매량도 9.9% 증가한 142만대로 나타났다.
알짜사업인 침대 매트리스 렌탈 사업에 대한 고객들 불만 급증
이같은 최대실적 달성과는 달리 최근들어 고객둘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특히 코웨이의 알짜배기인 침대 매트리스 렌탈 사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다.
코웨이가 침대 매트리스 렌탈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이다. 예약접수를 시작한 첫날부터 대박을 터트리며 1800개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2주일만에 4000개가 판매되면서 침대 매트리스 렌탈 사업에 신기원을 세웠다.
코웨이는 다른 침구류와 달리 쉽게 세탁할 수 없어 위생적 관리가 어려운 침대 매트리스에 대한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코웨이는 4개월마다 매트리스의 오염도를 측정한 후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 등 침대 전체에 대한 클리닝과 살균작업을 7단계에 걸쳐 제공하고 있다.
처음이 잘나갔던 매트리스 사업에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자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고객 상담사 한명당 하루 50건 가량씩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한 소비자는 자취생활을 하면서 코웨이의 침대 렌탈을 3개월 사용한 후 반납을 하려고 했으나 "코웨이측에서 안된다고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고객센터에서는 2년 약정이라며 계약기간동안 침대 값을 할부로 계산해 그 후에는 본인 소유가 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비자는 "그러면 렌탈이 아니라 할부 판매 아니냐"며 "소비자를 허위광고로 유혹해서 팔아먹는거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처음 가입하기 전에는 최고의 서비스로 모신다고 말하더니 고객의 권리는 받아주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또 매트리스 점검날자에 서비스 직원이 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렌탈한 매트리스에 이상이 있어 교체를 요구했지만 한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면서도 렌탈료는 꼬박 꼬박 챙겨간다고 했다.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 사태 소송싸고 2년동안 양측 팽팽한 줄다리기
코웨이에게 아킬레스건인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 사태에 대한 재판은 2년동안 진행중이다. 니켈 음용에 대한 유해성 여부를 싸고 원고와 피고측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코웨이 얼음정수기 3개 모델 사용자 1126멍은 코웨이 정수기에서 중금속 도금이 벗겨져 나오는 것을 알고도 이를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후속조치도 미흡하게 했다며 지난 2016년 8월 28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그 이후 비슷한 재판이 2개 늘어나 3개 재판의 원고는 총 2300여명에 달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1부(재판장 이재석 부장판사)는 지난 9월초 예정됐던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를 연기했다.
소송을 낸 코웨이피해대책모임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남희웅 변호사측은 법원이 자료 보강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내년 1월 10일 선고기일이 잡혀 있다.
원고측은 정확한 진단을 위한 건강검진 비용과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위자료를 코웨이가 부담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측은 니켈을 음용 시 인체에 축적되지 않고 배설되며, 사건 발생 당시 치료가 필요한 사용자들을 적극 지원했다는 입장이다.
니켈의 유해성 여부가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이다. 코웨이측은 니켈이 건강을 해칠 정도로 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니켈 섭취 기준을 바탕으로 따져보면 체중이 10kg인 유아가 매일 1리터씩 마셔도 유해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니켈이 몸에 들어왔다가 배출되는 데 시간이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면서 "회사는 정부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웨이 주장과는 상반된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인하대 의대 연구팀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얼음정수기 니켈 오염에 따른 건강영향 분석'에 따르면 코웨이 얼음정수기 사용을 중단한 이후 응답자의 85.2%는 피부질환 증상이, 85.7%는 장염 증상이 사라졌다고 답했다. 해당 정수기를 쓰면서 새로 발생하거나 증상이 심해졌다고 대답한 사람은 90.2%에 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인하대부속병원 작업환경의학과에 웅진코웨이 얼음정수기 사용자로 외래진료를 본 47명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4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윤석금 회장 1조6800억원에 웅진코웨이 6년만에 다시 품에 안아
한편 웅진씽크빅은 코웨이홀딩스가 소유한 코웨이 주식 1635만8712주(22.1%)를 1조684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지난 2013년 1월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한지 5년 9개월 만이다.
운 회장은 매각당시 MBK파트너스와 맺은 5년간 겸업금지 조항이 풀리자 마자 지난 2월 웅진렌탈을 세우고 정수기 등 렌탈사업을 시작했다. 또 윤 회장은 공개적으로 '코웨이 재탈환' 의사를 밝히면서 MBK를 협상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우선매수협상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윤 회장이 승자가 됐다.
윤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끊임없이 코웨이 인수를 희망했다. 렌탈사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며,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웨이의 2만여 코디(방문판매자)와 웅진렌탈의 1만3000명 코디가 합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큰 꿈을 갖고 미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렌탈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의 코웨이 인수에 대해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렌털업계는 바짝 긴징하고 있다. 정수기 시장에서 코웨이의 시장점유율을 37%다. 또 공기청정기(24%)와 비데(28%) 시장에서도 뛰어나다. 코웨이와 웅진렌탈을 합해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다면 엣 '웅진코웨이'명성을 재건할 수 있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시장 신뢰를 잃은 전례가 있는데다 그룹이 빠른 속도로 확장하다 다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과거와 달리 LG전자 등 대기업들도 렌털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만만치 않은 점도 변수다.
현재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과 웅진, 웅진에너지 등 10여개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