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의 추억'과 이낙연 총리-김현미 국토부장관
'최경환의 추억'과 이낙연 총리-김현미 국토부장관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8.10.18 19:45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통화정책과 부동산가격 대책의 상관관계...과거 사례 '타산지석' 받아들여야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지난 2013년 5월, 한국은행은 2012년 10월부터 유지돼 오던 기준금리 2.75%를 2.50%로 전격 조정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금리 인하 요청이 있었다. 당시 현오석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은 추경예산 편성을 추진하면서 공개적으로 한은에 기준금리를 요청했다. 한은은 이를 받아들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 한은은 내수부진과 소비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인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정부와 정책공조를 벌이는 정치적 선택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기준금리 2.50%는 이후 15개월 동안 유지돼 왔다. 그동안 금리를 올리냐, 마느냐 하는 다양한 의견과 외부압력이 들어왔지만 한은은 아무런 변동 없이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시켰다.

2014년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수활성화 정책을 벌이면서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 압박

2014년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 본격적으로 내수활성화 정책을 벌이면서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다시 들어왔다. 최 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가 회동을 갖고 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를 이뤄나가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 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이 총재가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 확대를 자주 거론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 사이 정부는 41조원 규모의 거시경제 정책을 발표했고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시장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3년 10개월만의 최저치 기준금리였다. 정부와 경제계는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금융권 일각에서는 경기가 좋아지는 지표가 있는데 왜 굳이 이 시점에 금리인하를 결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최근 폭등한 부동산 가격의 조정과 통화정책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있어 주택 가격을 포함한 자산 가격의 동향을 함께 지켜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집값이) 하나의 고려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주택 가격에 대한 대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결과가 자산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의 경우 금리 외에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은이 금리 올려도 집 값 안 잡힐 수도 있어...집값 형성엔 금리 외에 다른 요인들도 작용

이 총재의 발언을 보면서 불현듯 지난 박근혜 정부 때 한은과 금리를 놓고 일어난 '최경환의 추억’이 상기된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또다시 정부와 정책공조를 벌이며 정치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와 한은 간에 때로는 공조가 필요하지만 한은이 정부에 끌려다니는 모습은 볼썽사납다는 말까지 나왔다. 문제는 그 때나 지금이나 금리인하 후 우리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등 글로벌경제가 살아나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그 역풍을 어떻게 국민들이 고스란히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이달 초 한은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도 최근 집값 상승은 저금리 정책뿐 아니라 주택수급 불균형, 개발계획 발표 이후의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확산된 점 등이 반영됐다고 강조했었다.

과거 금리와 주택가격 간의 관계를 추적해 보면 금리를 올릴 때 주택 가격이 오르고 금리를 내렸음에도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다. 앞으로 한은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집값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결국 집값 형성에는 금리 외에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얼마 전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국회 답변을 통해서 집값을 잡기 위해서 한은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뉘앙스로 잇달아 발언을 한 바 있다. 모두가 부동산 가격이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전제 아래 한 발언들이다.

미국 등 글로벌경제 영향으로 금리인상할 경우 역풍을 국민들이 감당할 수 있느냐가 문제

지금 우리 경제는 청년실업 대란 우려 속에서 각종 지표가 하향 경고음이 나온다. 여기에 ‘파산가계 급증’ 등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정부가 한은을 쥐락펴락 하다가 현재의 부동산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이제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주열 총재도 "통화정책을 주택 가격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때 효과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크지 않다"며 "잘 아시다시피 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고려해야 할 여러 문제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화려하게 출범했으나 지금 경제난으로 곤경을 겪고 있다. 물론 내각인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국회에서 금리관련 발언을 했을 것이다.

다만 내각에서도 불과 4년 전의 일인 '최경환의 추억'을 한번 상기해 보기를 바란다. 당시 최 부총리가 한은의 고유영역인 금리를 잘못 건드렸다가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후유증을 겪고있는 지를 말이다. 우리 사회에는 모두가 서로가 분담해서 해 나가야 할 고유의 영역이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공연히 남의 영역을 기웃거리지 말고 자기 영역에서 본분을 다할 때 경제체질도 건실해지고 경제상황도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대표 : 김명서
  • 부사장·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