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탐욕과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오명
월가의 탐욕과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오명
  • 정종석
  • 승인 2018.11.29 21:53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선위, 공매도 과태료로 역대 최대인 75억 부과...이제라도 '돼지의 탐욕' 버려야

[정종석 칼럼] 월스트리드의 격언 중 “황소도 돈을 벌고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살된다(Bulls make money, bears make money, but hogs get slaughtered.)”는 말이 있다.

꿈틀거리는 주식시장과 동물을 연관시키는 것은 주식 시장의 오래된 전통이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강세시장을 의미하는 황소(Bullish Market)와 약세시장을 의미하는 곰(Bearish Market)이다.

황소를 강세장에 비유하는 이유는 달려와 뿔을 올려치며 공격하는 모습이 상승하면 이익이 나는 매수자(Long Player)와 유사해서다. 또 곰을 약세장에 비유한 이유는 양손을 내리치면 공격하는 모습이 하락하면 이익이 나는 매도자(Short)의 행태를 닮았다는 점 때문이다.

매수자는 상승기에 매도자는 하락기에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투자시 객관성이 흐려져 돼지의 식탐처럼 탐욕으로 나아가면 과도한 위험을 수반하게 된다. 특히 미세한 역 추세 진입 시점에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The Goldman Sachs Group}는 국제 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이다. 전 세계 최대, 최고의 투자은행으로서의 명성을 유지한다. 미국 재무장관 사관학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 재무장관을 많이 배출하기도 했다. 빌 클린턴 시절의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이나 조지 워커 부시 시절의 재무장관이었던 헨리 폴슨도 여기 출신이다.

전통의 골드만삭스, 온갖 금융사건에 연루돼 간혹 음모론에 휩싸이기도

골드만삭스는 들어가기가 아주 힘든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헤지펀드가 대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골드만 삭스에 들어가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국내에 있는 서울오피스의 경우 SKY학부 출신(그중에서도 서울대)및 SKY학부 + 미국 탑MBA 출신이 주류를 이루며, 해외 유명대학 학부 출신들이 더러 포함돼 있다.

다만 온갖 금융사건에 연루가 돼 있다. 그래서 간혹 음모론에 휩싸이기도 한다. 2010년 4월 16일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골드만 삭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골드만 삭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을 이용한 구조화 상품을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불리한 정보를 알면서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골드만삭스 기소로 이날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전세계 금융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빌리지도 않은 주식을 내 주식시장에 내다 팔았다. 공매도 가운데 현행법이 금지하는 이른바 무차입 공매도이다. 판 종목이 156개나 됐다. 이에 대한 우리나라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은 예전의 가벼운 솜방망이 결정과는 달랐다.

공매도 관련규제 위반 과태료로 역대 최대인 75억480만원의 부과를 결정한 것이다. 이전 최고치였던 6,000만원의 125배에 이르는 액수다.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는 근절이 안돼 속수무책으로 당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왔다.

실제 2015년부터 올해까지 무차입 공매도를 했던 기관투자가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발된 경우는 모두 80건에 이른다. 이번의 거액 과태료 부과 결정은 이런 행태를 근절하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파는 투자 기법이다. 하지만 결제를 못할 위험이 커 현행법은 팔기 전 주식을 빌린 경우만 허용한다. 이를 무시하고 빌리지 않은 주식을 내다 판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금융당국이 이전 최고치의 100배가 넘는 과태료를 물리기로 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거래, 고리대금업자 샤일록 같은 이미지

외국인 투자자인 골드만삭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공매도 위반 조사 결과를 보면, 공매도 시스템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기관투자자는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매도할 수 있는 '무차입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가 가능하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처럼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 거래를 단행하더라도, 결제 불이행으로 치닫지 않으면 아무도 적발할 수 없는 시스템이란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더한다.

국제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세익스피어의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익을 쫒은 탓이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자기자본 투자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고객들에게 자사 투자와 반대 방향의 거래를 권유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관련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매각하면서 자문 역할을 했던 헤지펀드(폴슨)가 매도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제소당했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5억5000만달러를 내고 합의했지만 평판은 크게 악화됐다.

투자자로서는 조그만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사소한 성공 하나하나가 큰 성공을 이끈다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쉬운 투자도 조심하고 조심하며 투자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인간 뿐 만이 아니라 동물들도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임무는 '생존'이라는 게 태고의 법칙이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에 임할 때 이 같은 논리로써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제금융계 황제 골드만삭스, 지금 부귀영화보다도 명예 지키는 일이 중요

거래 ‘소’, 코스‘닭’ 이란 우스갯 소리가 있다.이 말들은 소처럼 우직하게 움직이는 거래소와 날지도 못하면서 푸닥거리는 수탉을 빗대서 하는 얘기다. 다시 말해 주가 변화가 안정적인 거래소와 급등락을 반복하는 코스닥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현재 시장은 황소가 곰을 압도하고 있다.

투우사로 돌진하는 황소처럼 한번 승기를 잡은 황소의 공격이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황소의 마음을 가지되 탐욕까지 나아가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사실 증권시장에서 몇몇 동물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동물이 미국 월가(Wall Street)의 상징인 황소이다. 싸울 때 뿔을 치켜세운 채 싸우는 것이 특징이라서 상승장(Bull Market)을 의미한다고 한다. 반대로 곰은 싸울 때 상대를 땅에 내리치는데, 이 모습이 주식시장의 하락세와 비슷해 이를 하락장(Bear Market)이라고 불렀다.

돼지는 탐욕으로 큰 위험에 처한 경우에 비교된다. 얼마 전 유럽국가 가운데 심각한 재정위기와 국가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앞 글자를 따서 'PIGS'로 놀리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런던, 도쿄, 홍콩을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금융센터에 거점을 운영한다. 이미 국제 금융계의 황제자리에 올라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골드만삭스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명예를 지키는 일이다. 인간이나 기업이나 돈을 잃으면 일부를 잃는 것이지만 명예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골드만삭스가 탐욕스런 돼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도살되지도 않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