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공사판 '갑질' 너무하네...정몽규 축구협회장 '국가망신'
HDC현대산업개발, 공사판 '갑질' 너무하네...정몽규 축구협회장 '국가망신'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9.01.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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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대금 늦게 주고 지연이자도 주지 않아 6억여원 과징금..."국가위신 위해 협회장 내려놔야" 비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허위·과장 광고로 아파트를 분양해 물의를 빚은 HDC현대산업개발이 하도급업자들에게 이자를 늦게 주는 등 ‘갑질’을 해온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재계 46위인 현대산업개발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정몽규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정세영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오른 그는 줄곧 아버지의 경영모토 ‘정도경영’을 강조해온 터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그는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어 주력기업이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재를 받은 상황에서 더 이상 축구협회를 이끌고 나가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257개 '을'에게 하도급 대금을 늦게 주면서 법으로 정한 억대 지연이자를 주지 않은 ‘갑질’을 했다.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HDC현대산업개발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3천500만원을 부과했다.

HDC현대산업개발, 257개 기업에 하도급 대금 늦게 주면서 법정 지연이자 안 줘

HDC현대산업개발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총 257개 수급사업자에 하도급대금이나 선급금 등을 늦게 주면서 당연히 줘야 할 지연이자 등을 사업을 발주하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주지 않았다. 모두 4억4천820만원에 이른다.

공정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일단 158개 수급사업자에 하도급 대금 총 196억 826만원을 법정지급기일보다 최대 180일까지 늦게 주면서 발생한 지연이자 3억3천771만원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가 끝난 뒤 목적물을 수령하고 건축물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사용승인까지 받았음에도 하자처리, 정산 등을 이유로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계약을 다시 체결하는 방식으로 하도급 대금을 늦게 준 것으로 드러났다.

하도급법은 계약 연장과 관계없이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을 초과해 대금을 주면 지연이자로 연 15.5%를 주도록 규정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따르지 않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또 138개 수급사업자에 하도급 대금 442억2천836만원을 어음 대체 결제 수단으로 지급하면서 발생한 수수료 9천362만원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공사를 발주할 때 선급금을 늦게 지급하면서 생긴 이자나 어음 대체 결제 수단으로 지급하면서 생긴 수수료도 주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소개했다.

공정위는 회사 측이 이후 지연이자 등을 수급사업자에 모두 지급했다는 점을 고려해 제재 수준을 정했다고 설명했다.공정위 관계자는 "건설업종에서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열악한 수급사업자에게 우월적 지위로 불공정 거래를 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정몽규 회장. 이번 사건은 축구협회장으로서 그의 공인으로서의 지위에 치명적"

HDC현대산업개발은 허위·,과장 광고 등 ‘꼼수분양’으로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월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를 완판 분양했다. 홈페이지·홍보카탈로그·블로그 등에 ‘녹색건축 인증 최우수(예정)’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이 위력을 발휘했다. 1등급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친환경성과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인 동시에 희소성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계약 후 한 달 지난 시점에 아파트가 일반 등급으로 지어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입주 예정자는 “계약은 1월초 진행됐고 녹색건축 인증(4등급)은 2월에 나오는데 인증 받기도 전에 분양 광고에 표기한 행위는 명백한 고객 기만”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대산업개발은 입주 예정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홈페이지에 “단순 표기 오류다. 고객 여러분께 혼선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현대산업개발이 구멍가게도 아니고 1조원대 사업을 하면서 단순 표기 오류라고 말하면 끝이냐”며 사기분양에 허를 내둘렀다.

실제 지난해 3월에는 허위광고가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공정위는 현대산업개발이 남가좌동 DMC 2차 아이파크 분양 당시 서부경전철 착공시기가 2020년인데 2019년으로 광고한 것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허위·과장광고’에 해당되는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복된 허위·과장 광고 논란은 이미지가 중요한 주택건설 시장에서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대산업개발이 ‘2018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보다 2단계 내려앉아 10위로 떨어진 것도 이러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DC그룹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5월 현대산업개발을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하고 그 해 12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부동산개발, 사회간접자본, 금융/투자, 문화 컨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중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연초 회의에서 “HDC그룹은 현재 호텔 및 쇼핑몰 운영, 빅데이터를 비롯한 계열사간 시너지 형성에 필요한 기본적인 역량을 갖고 있다”며 “HDC만의 상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룹 간 사업을 융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반걸음 앞서 나가야 한다”고 말해 사업과 일하는 방식의 진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HDC그룹은 이번 공정위 제재로 제2의 변신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도 크게 실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축구협회장으로서 그의 공인으로서의 지위에도 치명적이다. 제재내용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갑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아시안컵 등 국제행사에 한국축구의 대표자로서 참석하면 국가위신이 추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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