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계의 샤넬 '블루보틀' 2호점은 삼청동...'블세권' 만드나
커피계의 샤넬 '블루보틀' 2호점은 삼청동...'블세권' 만드나
  • 김한빛 시민기자
  • 승인 2019.01.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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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1호점 오픈 앞서 2호점까지 발표...스타벅스처럼 주변 상권 함께 키울지 주목

[서울이코노미뉴스 김한빛 시민기자] 미국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BLUE BOTTLE)의 한국법인 블루보틀커피코리아가 매장 오픈을 앞두고 지난 3일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블루보틀 매장 위치를 두고 삼청동, 삼성동, 성수동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으나, 근저당권 설정 계약 체결이 확인돼 성수동1가에 블루보틀 매장이 들어서는 게 확실해졌다

블루보틀 국내 1호점이 들어설 건물은 지하철 2호선 뚝섬역 1번 출구에서 20m 거리에 있다. 2015년 3월 지춘희 패션디자이너가 이끄는 미스지콜렉션이 109억 원에 매입한 건물로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2830.05㎡(856.09평) 규모다. 2018년 7월 중순부터 진행된 외부 리모델링 공사가 끝났으며,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는 건물 외관의 하얀 타일을 걷어내고 붉은 벽돌로 교체했고 내부 인테리어를 확인할 수 없게 ​창문을 하얀색 천으로 가렸다.

블루보틀이 올해 서울 삼청동에 2호점을 낸다. 블루보틀코리아는 “올 4~5월 중 문을 여는 1호점(성수 매장)에 이어 삼청동에 2호점을 낼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유한회사 블루보틀커피코리아는 주식회사 미스지콜렉션이 소유한 성수동1가 소재의 건물 및 토지를 담보로 4억 원의 근저당권을 지난 3일 설정했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가 4억 원의 임대 보증금을 보호받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월세가 얼마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삼청동은 지난해 1호점이 어디냐가 업계 화제가 됐을 당시 강남역 부근, 한남동 등과 함께 후보에 올랐던 지역이다. “매매계약서까지 썼으나 위약금까지 내고 포기했다”는 말이 삼청동 부근 부동산 업자 사이에서 돌기도 했다. 삼청동 유동 인구가 줄면서 인근 카페·식당 매출이 역대 최악을 기록하던 시점과 맞물린다. 블루보틀코리아 측은 “삼청동이 전통 가옥과 공방, 작은 박물관, 독특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등이 밀집해 있어 장인 정신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블루보틀에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확한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체 측은 “경복궁 돌담길 건너편”이라고만 밝혔는데, 주변 부동산에 따르면 삼청동 초입 국제갤러리 자리가 유력하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지 231~264㎡에 3층짜리 건물이 신축 중”이라고 귀뜸했다. 이 경우 스타벅스 삼청점과 새로 문 연 동서식품의 ‘갤러리 카누 시그니처’ 매장과는 각각 550m, 400m 떨어져 있게 된다.

이처럼 개별 커피 브랜드의 매장이 어디냐가 관심거리가 되는 건 스타벅스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전체 빌딩에서 사용하는 면적은 작지만 빌딩의 자산 가치를 올려주는 주요 임차인(key tenant)이다. 보통 5년 이상 장기 계약을 하기 때문에 공실 우려가 없는 데다, 늦은 밤까지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아 건물이 활기를 띠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전철역 주변의 상권이 살아나듯, 스타벅스가 건물에 들어서면 인근 점포 매출이 증가하고 건물 시세까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낸다는 뜻이다.

블루보틀 역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브랜드다. 커피 매니어들 사이에선 스타벅스 못지않은 고객 충성도를 보유한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창업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커피광 제임스 프리먼이 17㎡짜리 원예 창고를 빌려 로스팅 공간을 꾸미고 직접 로스팅해 차에 싣고 배송하면서 커피 사업을 시작했다. 론칭 17년 만에 60여개 넘는 매장을 미국과 일본의 주요 도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세 번째 진출국으로, 국내 커피 애호가의 영향력이 그대로 반영됐다. 실제 2015년 2월 도쿄에서 일본 1호점이 문 열었을 당시 “절반 이상은 한국 사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미 인지도가 높다. 블루보틀코리아 관계자 역시 국내 진출 배경에 대해 “커피 시장 규모가 매년 10% 가까이 성장하는 한국에 가능성을 보고 진출했다”고 밝혔다. 스세권에 이어 ‘블세권(블루보틀+역세권)’을 예측하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입지라는 변수가 있다. 1호점을 이화여대 앞으로 정한 이래 꾸준히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상권과 지하철역 주변을 공략한 스타벅스와 차별화한다. 성수점의 경우 뚝섬역 1번 출구서 20m 거리지만, 건물 근처에 지하철 지상 노선이 지나가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삼청동은 최근 유입인구 크게 줄어든 데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는 썰물처럼 사람이 빠져나가는 대표 상권이다.

일단 블루보틀 입성에 대해 삼청동 주민·자영업자는 삼청동의 구원투수가 돼 줄 것을 기대하며 반기는 입장이다. 일식당 ‘스시고’의 하지원 대표는 “블루보틀은 커피 매니어라면 한 번쯤 올 곳인데, 삼청동 특성상 한 번 들르면 여기저기를 가게 되는 동선이라 주변 상점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청동 주민이자 마케팅업체 ‘미디어레이블’을 운영하는 정해인 대표 역시 “이 동네가 젠트리피케이션에다 날씨에 따라 유동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권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문화 콘텐트를 갖고 있다”면서 “이 특성을 알고 향유할 줄 아는 사람을 끌어모으면 삼청동 고유의 색깔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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