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의 신화.' 그동안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를 설명하는 수식어였다. '한 집 건너 화장품 가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로드숍 대중화시대를 열고 '케이(K)-뷰티' 열풍을 이끈 주인공 가운데 한명이었다. 그러나 스킨푸드가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성공 신화에 가려졌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횡령과 사기, 사익편취 등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스킨푸드의 화장품 제조 자회사 아이피어리스가 기업회생절자 개시 이후에도 조윤성 아이피어리스 부사장에게 월 2000만원씩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부사장은 조윤호 스킨푸드·아이피어리스 대표이사의 동생이다.
채권단 측은 기업회생절차 중인 기업이 지급불능 상태로 채무를 갚지도 못하면서 대표이사 동생에게 고액 월급을 줬다는 것은 명백한 '도덕적 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회생법원은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의 법정관리인으로 조윤호 대표를 해임하고 김창권씨를 새로 임명했다. 스킨푸드와 자회사 아이피어리스는 지난해 10월8일 유동성 부족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조윤성 부사장이 법정관리 이후에도 급여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업무를 했기 때문에 급여를 받았다"면서 "제3자 관리인이 온 이후부터는 급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아이피어리스가 법원에 제출한 관리인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아이피어리스가 영업손실을 발생했던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16억~19억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피어리스 측은 관리인조사보고서를 통해 "2014년부터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조 부사장에게 과도한 임금을 책정해 지급한 사실은 아이피어리스가 회생개시에 이르게 된 원인에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인정했다.
조 부사장의 연봉은 2014~2016년 약 19억원, 2017년에는 17억원, 2018년에는 9억원에 이른다. 매년 전체 직원 급여의 50% 이상을 조 부사장이 챙긴 것이다. 아이피어리스 직원수는 2015년에는 약 170여명이었다가 회생절차 개시 직후에는 110여명으로 줄었다.
아이피어리스 측은 "2014년 이후 부사장 급여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직원 급여액이 변동되지 않고 유지됐으며 2017년 이후 급여를 감축하면서 전체적인 직원보다 부사장의 급여는 더 높은 비율로 감축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