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올초 금융지주로 새롭게 출범한 우리금융그룹이 회사 이름 앞에 영문 이니셜 ‘WB’를 넣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체계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이같은 결정 앞두고 있다.
8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룹사 차원에서 통합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사명을 ‘WB우리’로 바꾸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단계는 아니고 확정된 사안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출범한 지 얼마 안돼 홍보, 마케팅 등 실무를 계열사인 우리은행에서 맡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말을 흐렸으나 ‘WB우리금융그룹’으로의 변신이 유력해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6월과 7월 WB우리금융그룹 등의 상표권 출원을 신청해 지난달까지 18개 상표 출원을 완료했다. WB우리금융지주, WB우리은행, WB우리생명, WB우리자산운용, WB투자신탁, WB우리저축은행 등이다.
WB는 ‘Woori Bank’뿐 아니라 ‘We Believe’라는 뜻도 담겼다. 사명 변경에 앞서 우리은행은 ‘We Believe In Your Potential(우리는 당신의 가능성을 믿는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홍보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문구는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한 동행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며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고객들에게 각인시키면서 자연스럽게 WB를 노출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WB에 담긴 진정한 의미는 우리금융의 새 출발과 비전이다. 과거 해체된 우리금융그룹의 브랜드 재사용에 대핸 그룹 안팎에서 불편한 시각이 많다. 우리은행 모 부장은 “민영화한다면서 팔다리(우리투자증권 등 자회사 매각) 다 내줬던 브랜드를 다시 사용하면 새 출발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은행과 함께 이 문구를 묶어 홍보하고 있다. 다음 달 중 바뀌는 임직원 명함과 신분증에도 이 문구를 넣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2000년대 초중반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사명 앞에 영문 이니셜을 붙였다. 가장 먼저 KB국민은행이 도입했다. 이어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마저 ‘WB’를 사명 앞에 붙이게 되면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영문 이니셜이 없는 시중은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