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기자] 변종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정모(28) 씨가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지난 2월부터 영국에 체류해 온 정 씨는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진해 귀국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지난해 서울 자택에서 과거 해외 유학 시절 알게 된 마약 공급책 이모(27) 씨로부터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사서 3차례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 씨와도 한 차례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이씨가 지난 2월 경찰에 체포되기 1주일 전에 영국으로 출국했으며,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입국 시점을 변호인과 조율해 왔다.
경찰은 정씨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인천공항 입국장에 도착하자 미리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검은 상의에 청바지 차림인 정씨는 마스크에 남색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인천경찰청으로 압송됐다. .
그는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마약을 같이 했다는 의문의 여성은 누구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지금까지 혐의 외에 다른 혐의가 있는지를 확인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씨는 경찰에서 “사옥 신축 문제로 출국한 뒤 건강 문제로 치료를 받던 중이었으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4차례 액상 대마와 대마를 투약한 혐의는 확인했지만, 여죄가 있는지에 대해 계속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정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의 장남으로 아버지 회사에서 상무로 재직 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와 함께 대마를 흡연한 최씨는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최근까지 SK그룹 계열사인 SK D&D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