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대형 SUV 시장에서 팰리세이드의 독주가 가능할까. 현대자동차의 지난 1분기 영업실적이 급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견인으로 가능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대항마’들의 출현으로 팰리세이드의 독주는 주춤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6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돌고 있는 영업이익이 앞으로 다시 1조원대에 들어서게 될 지 주목된다.
29일 주식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종목 주가가 상승했다.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각각 2.58%, 5.36% 올랐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역시 이날 3.76%, 7.14% 상승했다.
올 1분기 실적 호조와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환경 개선 속에 저평가 매력 부각 등이 겹친 덕이다. 이날 기관들은 이 같은 기대감으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네 종목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애초에 팰리세이드 국내 생산 계획을 2만5000대로 잡았으나 선풍적인 인기로 판매량이 급증하자 노조와 합의를 통해 생산량을 거의 배로 놀리기로 했다. 다
하반기에도 팰리세이드의 거침없는 독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대항마의 등장으로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팰리세이드의 등장으로 SUV시장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기아차와 익스플로러 등 일부 수입차들이 최근 신차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SUV 신차를 연이어 출시해 ‘V자 회복’ 흐름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뉴욕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엔트리급 SUV 메뉴를 하반기 북미와 인도에서 먼저 선보이고, 10월 전후 국내에 출시한다. 또 제네시스 브랜드는 첫 SUV인 GV80을 11월께 내놓는 데 이어 내년에는 GV70을 출시해 SUV 라인업을 확대한다.
한편 증권가에선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구조 속에서 현대차가 지난 1분기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판매단가가 높은 편인 `G90` `팰리세이드` 등 신차가 잘 팔리면서 현대차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원화 약세 움직임에 따라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6일 달러당 원화값은 1161원을 기록해 2017년 1월 31일(1162.1원)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저(원화 약세)를 기록했다.
작년 기준으로 현대차의 수출 비중은 30%가 넘어 원화 약세(달러 강세)의 경우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기관은 이날 현대차 주식을 1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두 회사 모두 올 2분기 무난한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중국 리스크 등 투자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현대차는 중국 판매 부진에 따라 다음달 북경1공장을 폐쇄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중국1공장 가동중단을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 어떤 수준으로 설비를 줄일지 정해지지 않아 실적 추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경기둔화와 소비심리 침체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 당국의 친환경 정책이 북경1공장 폐쇄 배경"이라며 "1공장에서 생산하던 차종들은 북경2공장, 중경공장에서 전환 생산을 해 판매 누수가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