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삼바사태'...신평사 보고서까지 직접 조작 정황
삼성, '삼바사태'...신평사 보고서까지 직접 조작 정황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05.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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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콜옵션 평가불능’ 문구 직접 작성...신용평가사 “이름만 빌려주고 원하는대로 써줘”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삼성이 국내 유명 신용평가사를 동원해서 콜옵션 평가보고서를 자신들의 뜻대로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 윗선 수사를 진행중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2일 신용평가사와 삼성바이오, 회계법인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삼성바이오가 2015년 12월 8일 콜옵션 평가불능 문구를 작성해 이메일로 신용평가사에 먼저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콜옵션 평가는 이재용 부회장 승계작업의 하나로 불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핵심요소로 평가된다.

이 신용평가사는 삼성바이오가 제공한 문구를 그대로 반영해 '콜옵션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등이 작성한 '콜옵션 평가 불능 의견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합병 이전인 지난 2012~2014년에는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수사과정에서 신용평가사가 콜옵션 관련 평가를 하지 않고 보고서를 만든 정황을 파악했다. 신용평가사들은“이름만 빌려줬고 원하는 대로 의견서를 써줬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가 신용평가사 명의로 대필을 한 것이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삼성측이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실제 평가없이 자신들이 원하는 보고서를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외부 평가기관을 통해 조작된 보고서를 만든 셈이다. 삼성바이오는 적어도 3곳 이상의 신용평가사들에 자신들이 원하는 의견서를 내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콜옵션 평가 여부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삼성바이오를 넘어 삼성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하면서 콜옵션을 약정했다. 콜옵션은 원할 때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로 회계상 부채로 잡힌다.

삼성바이오는 2012~2014년 콜옵션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이뤄졌던 2015년 9월 콜옵션 약정이 알려졌다. 콜옵션이 공시됐다면 적자를 면치 못했던 삼성바이오는 자본 잠식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이 반영되지 않은 시기의 회계를 합리화하려고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를 요구한 것으로 본다. 삼성바이오는 조작된 의견서를 콜옵션 가치 평가가 어려워 콜옵션을 공시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 공시 누락을 인정할 수 없었던 이유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삼성바이오는 제일모직 자회사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보다 제일모직 지분을 훨씬 많이 갖고 있었다. 삼성바이오 가치 상승은 제일모직의 고평가로 이어졌고, 이 부회장 등 총수일가가 삼성물산 주주보다 유리한 합병 비율을 적용받았다는 의혹이다.

삼성바이오가 콜옵션 공시 누락을 시인하면 합병비율이 부당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이 부회장의 승계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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