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포근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스타트를 끊은 아파트는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그랑자이'다.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4687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총 256가구 모집에 2,092명이 몰리며 성공을 거뒀다. 평균 경쟁률 8 대 1로 무난히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업계에선 일찌감치 이 단지의 청약 성공 여부가 올해 강남권 알짜 분양 단지 분양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제 3.3㎡당 평균 분양가 5,000만원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강남권 아파트 분양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 내에서도 위치ㆍ교통ㆍ학군ㆍ편의시설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압구정ㆍ반포 등에선 초고분양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배그랑자이는 올해 분양된 단지 중 평당 분양가가 가장 높다. 이 단지는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총 758가구 규모다. 분양가는 10억 원 선부터 시작됐다. 낮게는 10억1,200만원(전용면적 59㎡), 높게는 17억3,600만원(84㎡)에 이르렀다. 지난해 11월 서초동에서 분양한 래미안리더스원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489만원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방배그랑자이가 3.3㎡당 약 200만원 더 비싼 셈이다.
그러나 예비 청약자들은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을 도보 5분 안팎으로 이용 가능한 역세권 단지라는 점과 단지 내 체육관ㆍ골프연습장ㆍ피트니스센터ㆍ사우나ㆍ도서관ㆍ코인세탁실ㆍ시어터룸ㆍ키즈카페ㆍ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강남권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입주 시점에는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대부분 청약자들은 입주가 예정된 2021년엔 전용 84㎡ 기준 20억 원 전후의 시세를 기대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청약을 진행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 역시 62가구 모집에 996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 16대1을 기록했다.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4,569만원이었다. 전용 84㎡ 기준 최고 16억4,450만원이다.
이달부터 3만 가구 대기
올해 강남권 분양 물량은 올해 말까지 3만 가구 이상 대기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제한 등으로 지난해부터 분양을 연기한 주요 단지들에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분양가 탓에 강남권 분양리그엔 현금부자들만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5~12월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만561가구다. 이달엔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과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인 '래미안 라클래시', 송파구 장지동(위례) 호반써밋송파1ㆍ2차 등이 분양에 나선다. 다음 달엔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 재건축이 선보인다. 하반기엔 대규모 단지도 분양 대기 중이다. 오는 10월 1만2031가구 규모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이 분양에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알짜 지역 분양이 이어지며 분양가 역시 차츰 상승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자금 계획과 입주 물량 등을 고려해 청약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