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과자 다 올랐는데 라면 가격은 그대로…이유는?
소주·맥주·과자 다 올랐는데 라면 가격은 그대로…이유는?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5.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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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라면 출시 등으로 가격 인상에 부담…오뚜기 11년째 동결로 타사들 '눈치 보기'도 한몫
이마트 매장에 진열된 라면/픽사베이
                                                   이마트 매장에 진열된 라면/픽사베이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소주와 맥주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이른바 ‘소맥 1만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과자업체들도 일제히 가격을 인상해 서민 장바구니 그늘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먹거리 가격이 오르는 이유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 아직 가격인상 '무풍지대'인 곳이 하나 있다. 바로 국민 간식 라면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라면들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서민 대표 음식으로 불리고 있는 판이라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류 가격 인상은 지난달 OB맥주를 필두로 시작됐다. 참이슬 등에 이어 가장 최근에는 한라산소주 오리지널(375㎖)이 지난 14일부터 기존 1549원에서 1629원으로 인상됐다. 

업계에서는 다른 소주들 가격도 잇따라 인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 참이슬 가격이 오르면서, 후발 주자가 느끼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졌기 때문이다. OB맥주는 지난 달 카스와 프리미어OB을 포함한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제과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롯데제과는 다음 달부터 빠다코코낫을 포함한 비스킷 4종의 가격을 100원 올린다고 밝혔다. 2016년 이후 3년 만의 인상이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가격 상승 이유로 꼽았다.

주류와 제과 못지않게 대표적 서민 애용 상품인 라면 업계 역시 가격 상승 요인 부담은 같이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당장은 가격 인상이 없을 것 같은 분위기다. 라면 시장에서 '가성비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얼마 전  이마트24가 내놓은 민생라면은 390원에 팔리고 있다. 농심도 1990년 사라진 해피라면을 700원에 재출시하며 가성비 전쟁에 뛰어들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강조하는 상품들은 점유율이 높지 않아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은 없다"면서도 "소비자가 느끼는 하한선이 많이 내려가 있어 가격 인상을 한다면 여론이 반발할 것이라는 부담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 라면 시장 점유율은 농심 54%, 오뚜기 24%, 삼양식품 12%, 팔도 10%이다. 점유율 싸움으로 서로 눈치를 보느라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점유율 2위 오뚜기가 11년째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2018년 오뚜기 전체 매출 2조2467억원에서 면제품류는 7284억원으로 약 3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당기순이익은 470억원으로 전체 당기순이익 1608억원의 29%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대비 내실이 크지 않은 셈이다.

오뚜기 역시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뚜기가 인상을 결정하면 다른 업체도 자연스럽게 뒤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갓뚜기'라는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어 자칫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농심은 2016년 12월 이후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삼양식품 역시 2017년 이후 같은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상은 4∼5년을 주기로 한다"면서 "1∼2년 안에 대형 업체가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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