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조호성 시민기자] 미국 1위 액상 담배 브랜드 '쥴(JUUL)'이 24일부터 국내에 판매되면 청소년 흡연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15년 미국에서 출시된 '쥴'은 액상형 전자담배로 냄새가 없고 외형도 USB 형태로 휴대가 편리해 청소년 흡연 확대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쥴'은 출시 2년 만에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70%를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2007년 13.3%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6.3%까지 떨어졌다가 2017년 6.4%, 지난해 6.7%를 기록해 2년 연속 상승했다. 또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현재 사용률은 2014년 5.0%에서 2017년 2.2%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2.7%로 올라갔다.
이처럼 청소년 흡연율과 전자담배 사용률이 올라가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자담배 '쥴'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청소년 흡연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쥴'은 USB 형태라 교복 등에 자연스럽게 휴대하기 쉽고, 냄새가 없는데다 가격도 아이코스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해 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수업시간 중 교실 등에서 '쥴'을 피워 논란이 될 정도였다. 미국 고교생 흡연율도 2017년 11.7%에서 2018년 20.8%로 1년만에 두배 가량 늘었다.
미국 전자담배업체 쥴랩스는 '쥴 디바이스’와 액상 카트리지 ‘팟’의 국내 판매를 24일부터 시작한다. 디바이스 가격은 3만9000원, 팟 가격은 4500원이다. 팟 1개에 담배 한 갑 분량의 니코틴이 들어있어 흡연자들의 니코틴 흡입량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정부와 금연 단체들은 '쥴'의 국내 상륙으로 청소년 흡연율이 오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쥴' 출시를 앞두고 복지부, 교육부, 국가금연지원센터 등이 모여 대책회의를 했다"며"학부모들에게 주의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아들을 둔 이모씨는 "호기심에 아이들이 '쥴'에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출시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아들과 중학교 딸을 둔 학부모 이모씨는 "저렴하고 덜 해롭다면 담배를 안 피우던 아이들도 호기심을 갖고 필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부모들의 우려처럼 청소년들은 '쥴'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
흡연한 지 3년이 됐다는 김모군은 "평소 전자담배는 비싸서 쓰지 않지만 '쥴'은 기회가 된다면 구매하고 싶다"며 "주변 친구들도 궁금해해서 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흡연 경험이 없는 고등학생 이모양은 "사진을 보니 색깔이 예뻐서 원래 담배를 피지 않아도 시도해보고 싶은 욕구를 들게 한다"며 "귀엽게 생겼고 USB와 모양이 비슷해서 기존에 담배를 피우던 아이들은 쥴을 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