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갑오징어 양식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도매가격으로도 1㎏당 1만원을 넘어 '금징어'로 불리는 갑오징어를 이제는 키워서 먹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27일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이 인공으로 부화한 갑오징어를 어미로 성장시켜 다시 알을 받아 부화시키는 '전(全) 주기적 양식'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 달부터 전남 해남에서 민간업체와 5만여 마리의 대량양식 시험을 진행 중이다.
전 주기적 양식이란 자연산 어미로부터 알을 받아 수정·부화(1세대)시켜 어미로 기른 다음, 다시 이 어미에서 알을 받아 부화(2세대)시켜 기르는 기술이며 생애 전체를 사람이 인공적으로 관리하는 양식기술을 일컫는다.
1980년대 중반에 연간 약 6만t이 잡히던 갑오징어는 무분별한 어획과 연안 환경 변화로 수량이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연간 5000~6000t으로 어획량이 10분의 1로 줄었다. 세계적으로도 자원 감소에 따라 갑오징어 가격은 급등해 1㎏당 도매가가 1만원에 이를 만큼 고부가가치 어종이 됐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은 자원회복과 시장수요 측면에서 갑오징어 양식기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지난해부터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박광재 연구관은 "가장 큰 난관이었던 ‘부화 직후 어린 갑오징어 먹이’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토대로 성장단계에 따라 맞춤형 먹이를 공급하여 어미로 성장시키는 데까지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어미 갑오징어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면서 성숙시킨 결과, 지난 1월 중순부터 산란을 시작하여 2월 하순부터 부화가 시작됐다. 이번에 성공한 갑오징어의 생육성장은 같은 기간에 자연에서 성장하는 갑오징어보다 빨랐다.
부경대학교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갑오징어를 1만㎡ 크기 양식장에서 키워 1㎏당 8000~1만원에 판매하면 연 1억3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길 해수부 양식산업과 과장은 "갑오징어는 부화 후 6~7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출하가 가능하므로 양식업체의 소득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