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최현정 시민기자] 국내 최대 음원서비스플랫폼인 ‘멜론(Melon)’이 유령음반사를 만들어 창작자 등에게 돌아가야 할 저작권료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사기)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음원서비스플랫폼 업체가 창작자 등에게 수익을 적절히 배분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멜론의 ‘저작권료 빼돌리기’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음악계에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로엔엔터테인먼트 사무실(현 카카오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3일 밝혔다.
2009년 멜론은 음원수익의 46%를 챙기고 나머지 54%를 저작권자에게 주는 구조로 운영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멜론은 LS뮤직이라는 가상의 음반사를 저작권 분배 시스템에 등록, 저작권자에게 가야할 몫에서 10~20%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검찰은 조사 하고 있다.
LS뮤직은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저작권이 불분명한 클래식 음원 등을 가입자의 '선물함' 등에 보낸 뒤 이를 전체 다운로드 건수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저작권료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멜론이 에스케이텔레콤 자회사(로엔) 시절인 2009~2011년 유령음반사를 만들어 실제 저작권자들에게 돌아갈 몫을 줄이는 방식으로 저작권료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조사 방향을 잡고 있다. 검찰은 2011년 이후에도 멜론이 또 다른 수법으로 저작권료를 부당하게 가로챈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멜론이 사모펀드에 매각된 2013년까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멜론이 빼돌린 금액은 수백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한 것은 맞지만, 수사 중인 사항이라 정확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멜론은 SK텔레콤의 자회사였던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다 지난 2016년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하며 카카오M 산하 회사가 됐다. 2013년 7월 자회사 에스케이플래닛이 보유했던 로엔 지분 52.56%를 홍콩계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에 2659억원에 매각하고, 2016년 1월 카카오가 로엔의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사들이면서 다시 한번 최대 주주가 바뀌었다. 카카오에 인수된 로엔은 지난해 카카오엠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현재는 카카오에 흡수돼 카카오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검찰은 멜론이 카카오에 인수되기 전 유령음반사를 만드는 방식으로 저작권료를 중간에 일부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압수수색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