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기자] 지난달 24일 국내 출시된 액상형 전자담배 '쥴'과 '릴 베이퍼'를 둘러싼 세금 논쟁이 한창이다. 쥴에는 일반담배의 절반 수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쥴·릴 베이퍼 등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된 세금이 일반 담배의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에서는 똑같이 건강에 나쁜 담배인데 종류에 따라 세금이 다르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니코틴 함량이 0.7㎖인 쥴 카트리지의 경우 담배소비세 440원, 건강증진부담금 368원, 지방교육세 276원, 개별소비세 259원 등 1769원(부가가치세 포함) 세금이 붙는다. 일반담배 세금은 3323원, 궐련형 전자담배는 3004원이다. 쥴에 부과되는 세금이 일반 담배의 절반 수준이다.
담배 세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나왔을 때도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쥴·릴 베이퍼와 마찬가지로 일반담배의 50% 수준으로 세금을 매겼다 문제가 되자 관련법을 개정해 90% 수준으로 높였다.
새로운 형태의 담배가 출시될 때마다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유해성 때문이다. 유해성이 높을수록 세금을 높게 책정한다는 뜻이다. 가장 건강에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일반담배에 가장 높은 세금이 붙는다.
문제는 일반담배와 전자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담배가 전자담배보다 더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전자담배도 일반담배 못지않게 유해 물질을 다량 함유한다는 연구와 견해도 나와있다.
영국 공중보건국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대비 95%나 덜 해롭다고 발표하고, 2017년부터는 아예 일반담배의 대안으로 전자담배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쥴 제조사인 '쥴랩스'가 지난달 22일 국내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제임스 몬시스 공동 설립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쥴을 피우면 일반 담배를 피웠을 때 나오는 유해 물질의 95%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한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조지프 앨런 교수팀(하버드대학)은 지난 2월 액상형 전자담배 향료가 사람의 폐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향료에 쓰이는 화학물질 디아세틸과 아세틸프로피오닐이 '인체로 들어가는 먼지 입자 등을 막아주는 기도의 섬모'에 악영향을 줘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물질들은 미국향료협회(FEMA)가 발행한 위험 물질 목록에서도 '최우선 순위'에 올랐다.
현재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전자담배 유해성에 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에만 세금을 낮게 부과하는 것이 '역차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신종 담배 쥴과 릴베이퍼 성분 분석을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 관련부처들이 다음달에 담뱃세 관련 실무자들이 회의를 갖고 세금 체계 개편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