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식당 옥죄는 백화점 맛집 유치 경쟁...건강식 맛집으로 확산
주변 식당 옥죄는 백화점 맛집 유치 경쟁...건강식 맛집으로 확산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6.0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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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없애면 인근 식당 연매출 1억원→3억원으로 상승
롯데백화점 분당점에 얼마 전 문을 연 두부전문점 백년옥./롯데백화점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백화점들의 맛집 모시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소문난 전통 맛집 유치 경쟁과 더불어 최근에는 건강식 맛집을 입점 시키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이 전국 맛집의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백화점들의 맛집 유치 경쟁은 자구책의 성격이 짙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등 유통채널의 다각화로 입지가 좁아지자 고객 유치 차원에서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손님이 몰리는 유명 식당을 유치하면 식사와 함께 쇼핑까지 하게 만드는 부수효과를 노릴 수 있다.

그러나 백화점 주변 식당에는 엄청난 ‘악재’이다. 그렇지 않아도 백화점 식당들에 견주면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유명 맛집까지 들어서면 영업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과 솜씨를 동원하더라도 백화점 음식점과는 공정한 경쟁이 안 된다는 것이 주변 식당 주인들의 하소연이다.

백화점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소매업이 주체인데, 맛집을 입점시켜 그들에게서 임대료를 받는 영업에 주력한다는 것부터가  ‘주객전도’이며 반칙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롯데백화점은 건강식 맛집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해 유기농 건강 베이커리 '여섯시 오븐'을 1호점인 잠실점과 2호점인 본점에 오픈한 데 이어 지난 달 14일에는 3호점을 노원점에 유치했다. 일반 베이커리에 비해 고객의 이용률이 2배 이상이라고 백화점 측은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얼마 전 분당점 지하1층 식당가에 두부전문점 '백년옥'을 80㎡(24평) 규모로 오픈했다. '백년옥'은 1992년에 콩비지, 순두부 등 두부 요리뿐만 아니라 팥죽, 파전 등으로 유명한 건강식 맛집이다. 

또 지난 달 5일에는 일산점에 '트러플 오일 짜장면'으로 유명한 중식당 '길운구락부'를, 지난해 2월에는 두부를 활용한 건강식 맛집 '만석장'을 평촌점에 유치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동종업계의 다른 점포와 차별화하기 위해 맛집 유치에 힘쓰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해 고객에게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화점들의 이러한 행태는 주변 식당의 처지에서는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상권 침해’ 행위다. 백화점의 본래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얼마 전 조사에 따르면 백화점 인근 음식점의 연평균 매출액은 약 1억원으로 평균 영업이익은 약 3000만원 정도다. 부양가족을 고려하고, 각종 공제금액을 추가적으로 더 생각한다면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금액이다. 

백화점 내의 음식점과 공정하게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해주면 인근 음식점의 연 평균 매출액은 1억원에서 약 3억 원으로 증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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