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험 ‘천덕꾸러기’ 신세...보험사 “팔아봐야 빚”
연금보험 ‘천덕꾸러기’ 신세...보험사 “팔아봐야 빚”
  • 김준희 기자
  • 승인 2019.06.0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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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판매액 4년 새 68% 급감...보험사 상품 개발·판매에 소극적
                                                                                    게티이미지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고령화 시대의 ‘유망 상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연금보험이 갈수록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 

머지않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연금보험은 팔아봐야 ‘장부상 빚’만 늘어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연금보험 판매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부담을 덜어줄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든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9일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연금보험시장 부진의 원인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신규 가입자가 낸 보험료)는 2014년 7조359억원에서 해마다 급감해 2018년 2조2133억원에 그쳤다. 4년 만에 68.5% 쪼그라든 것이다. 

수입보험료(전체 가입자가 낸 보험료) 역시 같은 기간 36조6515억원에서 28조4816억원으로 22.3% 줄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의 연금부문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면서 “연금 상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사들은 연금보험을 포함한 장기저축성보험의 비중은 줄이고, 사망·질병 등에 초점을 맞춘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를 늘리는 추세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세액공제 대상인 개인연금,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는 일반연금, 투자형 상품인 변액연금을 판매 중이다. 손해보험사들은 개인연금만 팔고 있다.

보험사들이 연금보험 판매에 소극적인 이유는 많이 팔수록 빚만 불어나기 때문이다. 2022년 시행을 앞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저축성보험료는 매출로 잡히지 않고 부채만 늘리는 효과를 낸다. 

같은 해에 도입되는 ‘신 지급 여력제도’에 따라 보험사들은 ‘장수 리스크’를 반영해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한다. 결국 연금보험을 열심히 팔아야 하는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다양한 상품이 경쟁해 연금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국가 전체의 노후소득 문제와도 연관된 문제”라면서 “연금보험 판매 보험사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정부가 재보험(보험상품의 위험을 분산하는 보험) 활용의 자율성을 높이고, 재보험과 같은 효과를 갖는 보험연계증권(ILS)의 허용 등을 제시했다. 

보험사에는 회계상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변액연금 등을 강화하고, 건강보험과 결합한 융합형 연금상품을 개발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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