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붉은 수돗물’ 확산(4)...인천·문래동 필터 샤워기·생수 동났다
[포커스] ‘붉은 수돗물’ 확산(4)...인천·문래동 필터 샤워기·생수 동났다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06.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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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도 판매량 크게 늘어...서울시, 문래동 '붉은 수돗물' 원인규명 민관조사단 구성
'붉은 수돗물'이 발생한 인천과 영등포지역에서 생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붉은 수돗물'이 발생한 인천과 영등포지역에서 생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기자] 인천에 이어 서울 문래동 지역까지 '붉은 수돗물' 공포가 확산되면서 마트에서는 필터 사워기와 생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서 정확한 원인 규명 작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붉은 수돗물'이 발생한 인천과 영등포 지역 마트에서 필터 사워기·생수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는 지난 17~23일 필터 샤워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80%나 늘었다. 문래동에서 붉은 수돗물 발생 신고가 들어온 이튿날인 21일 하루동안에는 필터 샤워기가 동이 나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가 잇따르기도 했다.  

인천지역 홈플러스의 샤워기 필터는 281%, 인천청라점은 2610%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전국 매장에서도 해당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부터 필터 샤워기·비타민 필터·수압상승 샤워기 등을 END 매대(진열대의 돌출 부분으로 주동선과 맞닿아 가장 눈에 띄는 진열 공간)에 전진배치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특히 물량이 많은 인천지역에 대해서는 제조사와 협의해 물량을 직접 점포로 공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관련 제품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G마켓에서 지난 17~23일 필터샤워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88%, 연수기는 52% 늘었다. 필터샤워기의 경우 최근 한 달간(5월23일~ 6월23일)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71% 증가했다.

주로 렌탈로 사용하는 정수기는 아예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어 판매가 15%, 필터는 9% 증가했다. 

수돗물의 식수 사용이 금지되면서 생수 판매가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의 인천지역 생수 매출은 지난 21~23일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늘었다. 6월 이 지역 생수 매출은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서울 영등포점의 경우 적수 발생일 직후인 21~23일 생수 매출이 54%까지 치솟았다. 이마트의 인천권 점포는 지난달 30일부터 17일까지 생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롯데마트는 4.7% 증가했다.

적수 발생은 배달 음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음식 조리에 수돗물을 사용할 수 없고 생수로 충당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23일 문래동 붉은 수돗물 사태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제공=영등포구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23일 문래동 붉은 수돗물 사태 관련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제공=영등포구

한편 서울시는 문래동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서 정확한 원인 규명 작업에 나선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민관 합동조사단을 꾸려서 정확한 원인 규명 작업을 실시하겠다"며 "설명회에서 주민들이 요구한 사항에 대해선 조속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38㎞구간의 노후관 전체를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984년부터 노후관 교체 사업을 추진해 지난해말 기준 전체 상수도관 1만3571㎞중 1만3396㎞(정비율 98.7%)를 정비했다. 재개발지역 등 37㎞를 제외한 나머지 138㎞는 2022년까지 정비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상수도관은 내년까지 교체될 예정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 수질관리도 문제지만 서울지역에 남아있는 138㎞구간의 노후관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조속하게 전체를 교체하는 방안을 현재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문래동의 수돗물 수질이 기준치 이하로 맑아졌지만 식수 사용 중단 권고는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애초 2020년으로 계획한 문래동 일대 노후 상수도관 교체 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생활용수로만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문래동 일대 아파트에서 측정한 수돗물 탁도는 기준치인 0.5NTU 이하로 나타났다. 해당 아파트 저수조 물빼기와 청소 작업이 마무리된 지난 21일 저녁부터 기준치 이내로 회복됐다. NTU는 물이 흐린 정도를 나타내는 탁도 단위다. 상수도는 기준치가 0.5 NTU 이하로 관리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새벽 0시10분께 붉은 물이 발생한 아파트를 방문해 "먹는 물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서울시로서는 치욕적인 일"이라며 "노후 관로는 긴급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환경부 "인천 수돗물 기준 충족했지만 마시라고는 못 해"...정수지, 배수지, 송수관로 청소

인천 지역의 수돗물 수질이 먹는 물 기준을 충족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수돗물을 마셔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24일 인천 수돗물 1차 수질검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인천 지역에서 채취한 수돗물이 망간·철·탁도·증발잔류물 등 13개 항목이 모두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현미 수돗물 안심지원단장은 "수질 기준에는 맞지만 수돗물이 기준으로만 평가하는 대상은 아니다"라며 "실제 음용해도 되는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한국수자원공사 등으로 구성된 안심지원단은 지난 22일부터 인천 서구, 중구 영종도, 강화도 지역 정수장·송수관로 등 급수계통과 아파트·공공기관 등 38곳에서 수돗물을 채취해 수질검사를 진행했다.

수돗물 안심지원단도 이 같은 환경부의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혹시라도 수돗물을 마시다 예상치 못한 질환 등 이상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 단장은 "대부분이 괜찮다고 해도 혹시나 민감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수돗물 음용이 가능한지는) 신중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며 "많은 고민을 해서 정상화 기간에는 답변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환경부와 인천시는 인천 공촌정수장 내 4개 정수지와 8개 배수지에 대한 청소는 모두 완료했다. 또 지난 19일부터는 정수지와 배수지를 연결하는 송수관로 15개 지점을 대상으로 소화전 등을 활용해 하루 4만4000t 규모 수돗물을 배출해 이물질을 제거하는 '이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은 취약계층과 수돗물 민원 집중지역의 식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병입수돗물과 생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1일 이후에만 병입수돗물 9800병과 생수 258t이 추가 지원됐다. 인천시 교육청은 수돗물 피해 학교 160곳 중 147곳에 학교 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생수나 급수차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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