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바늘 공포 해방…독사 어금니 본뜬 ‘붙이는 주사기’ 발명
주사바늘 공포 해방…독사 어금니 본뜬 ‘붙이는 주사기’ 발명
  • 최현정 시민기자
  • 승인 2019.08.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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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등 약물을 5초 만에 전달…“당뇨환자 등에게 활용 기대”
독사의 어금니 모양의 미세구조체 100여개를 배열해  만든 액상약물 전달패치./숭실대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최현정 시민기자] 파스처럼 피부에 붙여놓기만 하면 약물이 저절로 살갗 안으로 스며드는 액상약물 전달 패치가 발명됐다. 주사가 아닌 방식으로 약물을 투여, 주사 바늘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숭실대 전기공학부 배원규 교수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정훈의 교수 공동연구팀은 1일 “독사의 어금니를 본떠 고분자 약물 등을 피부 안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액상 약물 전달패치를 고안해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독사의 어금니 구조 모사체 100여개를 배열한 엄지손톱 크기만한 우표 모양의 약물 전달패치를 만들었다. 이를 슈퍼컴퓨터로 유체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머리카락 굵기의 2~3배 만한 모사체 하나하나가 일반 주사기처럼 작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패치를 실험용 쥐와 실험용 설치류의 살갗에 부착한 결과, 5초 만에 백신이나 유효 약물이 전달되는 것을 관찰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약물 전달 패치는 치매 치료제나 당뇨 환자용 인슐린 등 다양한 고분자 약물을 안전하게 몸소게 전달하거나 히알루론산이나 비타민A, 천연물질 등을 바늘 없이 피부에 흡수되도록 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이날 국제 의공학 저널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션 메디슨’ 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 중인 실린지 주사기는 1853년 프랑스 외과의사 샤를 가브리엘 프라바즈가  발명했다. 프라바즈는 당시 피스톤과 속이 빈 바늘이 달린 도구, 즉 주사기 아이디어를 독사의 어금니에서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배원규 교수 연구팀은 프라바즈가 영감을 받았다는 독사와는 다른 독사의 어금니에서 패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프라바즈의 독사는 앞어금니 독사로 머리에 실린지와 같은 펌프 구조가 있어 무는 순간 압력으로 독을 밀어 넣는 방식으로 적을 공격한다. 반면 배 교수 연구팀의 뒷어금니 독사는 독을 밀어 넣는 압력기관이 없는데도 몇 초 만에 먹이의 피부 안쪽으로 독을 집어넣었다. 

연구팀은 “자세히 관찰해보니, 어금니에 아주 미세한 홈이 있어 무는 순간 먹이의 피부 표면에 미세한 홈을 만들고 이 홈을 따라 모세관 현상으로 외부의 압력 없이 독물이 침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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