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기자]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2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00억원, 전월에 비해 1조1000억원 확대됐다. 은행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었지만 제2금융권(상호금융 저축은행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은 줄었다.
특히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5조8000억원 늘었다. 전년 동월(4조8000억원)과 전월(5조4000억원) 증가폭보다 1조원, 4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가계대출 증가분을 들여다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는 둔화한 반면 기타대출은 크게 불어났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7월 3조6000억원으로 6월(4조원)보다 약간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주식담보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2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 4조2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들면서 증가폭이 줄었고, 기타대출은 주택 매매와 분양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반등으로 거래가 살아나면서 대출 규제가 센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는 뜻이다.
서울 주택매매거래 건수는 올 2월 바닥을 치고 회복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계약일 기준) 아파트 매매는 6157건으로 전달보다 40% 늘었다. 7월 계약 건수는 아직 3082건만 집계됐지만, 주택거래 신고 기간이 2개월이기 때문에 정확한 거래량은 9월에나 확인된다.
새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도 신용대출이 증가한 이유다. 7월 수도권에 아파트 2만4000가구가 분양돼 전달보다 분양물량이 2배로 늘었다.
이에 계약금 마련 등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가 분양이 많으면 신용대출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의 아파트가격은 6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비해 0.03% 올랐다.
지난달 초 상승 전환한 이후 6주 연속 상승했고 지난주(0.02%)보다 오름폭도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6주 연속(0.02→0.02→0.01→0.02→0.02→0.03%)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