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뻥튀기' 코레일 분식회계 논란…적자에도 '성과급 잔치'
4000억 '뻥튀기' 코레일 분식회계 논란…적자에도 '성과급 잔치'
  • 김보름 기자
  • 승인 2019.08.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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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1050억 적자를 2893억 흑자로 둔갑시켜”…지난해 평균 1081만원 성과급 지급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한국철도공사가 지난해 순이익을 4000억원 가량 부풀려 1000억원대 적자를 3000억원 가량의 흑자로 둔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흑자 공공기관에 들어가기 위해 분식회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만성 적자 상태인데도 지난해에 직원 1인당 평균 1081만원의 성과급·상여금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감사원이 공개한 ‘2018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검사서’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회계 처리 과정에서 수익 3943억원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공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2893억원으로 공시했지만, 실제로는 1050억원 적자였다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개정된 세법을 고려하지 않고 법인세법상 수익을 잘못 산정해 수익을 3943억원 과대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이월결손금의 공제 한도가 법인세법상 과세소득의 80%에서 70%로 축소됐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잘못을 호도하려는 변명에 불과할 뿐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성과급·상여금 잔치를 벌였는데, 올해도 이처럼 거짓으로 부풀린 실적을 토대로 또다시 잔치를 벌이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 경영 실적을 좋게 보이려고 이익을 부풀린 사실상의 분식회계라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지난 6월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2018년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2017년(C등급·보통)보다 한 단계 오른 B등급(양호)을 받았다. 

철도공사는 만성적자 기업이다. 2016년 2265억원 적자에 이어 2017년엔 적자액이 8555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는 2015년 13조4502억원에서 지난해 15조5532억원으로 2조원 이상 늘었다.  반면 임직원 정원은 2015년 2만7981명에서 올 6월 말 3만2267명으로, 15% 가량인 4286명이 늘었다.

그런데도 지난해 직원 1명당 평균 1081만원의 성과급·상여금을 지급했다. 직원 2만8000여명에게 총 3000억원 이상을 지급한 것이다. 임원은 3500만~5500만원씩 받았다.

철도공사는 2018년 경영 평가 등급이 B등급으로 한 등급 올랐다는 사실을  토대로 성과급을 지급할 전망이다. 작년 2월 철도공사 사장으로 취임한지 10개월 만에 강릉선 KTX 탈선 사고 책임을 지고 물러난 오영식 전 사장도 수천만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적자 구조가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울 만큼 구조적 난제들이  즐비하다는 데 있다.

코레일의 사업별 회계 자료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통근열차 노선이 대부분인 광역철도 부문 영업 손익은 2016년 530억원 흑자에서 2017년 142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노선별로는 경인선, 분당선, 경원선을 제외하고 △일산선 –514억원 △안산선 –431억원 △경춘선 –429억원 △경부선 –313억원 등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철도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광역철도와 경춘선을 운행하는 ITX-청춘 노선이다.

여객 부문 영업손익 역시 고속철도(KTX)는 44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일반철도의 경우 594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중 경부선의 영업손실액은 약 198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물류 부문도 경부선(-1173억원)을 포함한 모든 노선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레일은 이 같은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우선협상자 선정과정에서 최고낙찰가를 써낸 메리츠종합금융 컨소시엄을 탈락시켜 논란을 야기했다. 메리츠종합금융 컨소시엄이 지난 16일 코레일을 대상으로 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보전 가처분신청을 냈다.

코레일은 연달아 야기된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논란 자체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라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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