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48조 규모 회계부정 의혹...제2의 엔론사태 되나?
GE 48조 규모 회계부정 의혹...제2의 엔론사태 되나?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9.08.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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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재무분석가 해리 마코폴로스 폭로...주가 전날보다 11.30% 폭락하는 등 '충격파'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미국의 전기·전력회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회계부정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08년 버나드 매도프의 폰지 사기를 최초로 폭로했던 독립 재무분석가 해리 마코폴로스가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GE 측은 “완전한 거짓”이라며 반박했지만 뉴욕 증시에서 GE의 주가는 장중 11% 가까이 폭락하는 등 충격파가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마코폴로스는 170여쪽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GE가 거액의 손실을 감추기 위해 부정회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GE가 보험사업부문에서 장기보험 관련 부채를 적게 반영하고 투자 손실을 누락하면서 최소 380억달러(약 46조8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일으켰다"며 "이는 GE의 시가총액의 40% 에 달하며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혔다.

마코폴로스는 "이번 부정회계로 인해 GE 장기 보험 가입자들의 손실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며 "GE의 실질 부채대 자기자본 비율은 3대 1이 아닌 17대 1로 신용상태를 크게 훼손시키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GE가 이러한 내부 문제를 숨기고 엔론과 같은 회계 부정 수법을 사용해 스스로 파산 직전에 놓였다"며 "또 부정확한 보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으며 이는 엔론과 월드컴 사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사기"라고 주장했다.

마코폴로스는 보고서를 통해 GE가 보험사업 부문에서 40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의 초대형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그는 자신의 팀과 지난 7개월간 GE의 회계를 검증했다면서 “회계 부정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GE는 엔론이 써먹은 속임수를 따라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사건을 ‘젠론(GEron)’으로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엔론은 2001년 분식회계가 적발돼 파산한 미국 에너지 기업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회계부정 스캔들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당시 시가총액 680억 달러(약 82조원) 규모의 엔론은 파생상품 투자로 입은 15억 달러 손실을 회계 장부에 반영하지 않고 주주와 투자자를 속인 사실이 드러나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 사기극의 여파로 당시 투자자 2만여명이 130억 달러를 날렸고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마코폴로스의 주장에 대해 GE 측은 성명을 통해 “마코폴로스와 얘기하거나 접촉한 사실도 없고 보고서를 보지도 않았으며,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는 없다”면서 반박에 나섰다.

래리 컬프 최고경영자(CEO)는 “GE는 위법행위 주장에 대해 늘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시장 조작”이라면서 “마코폴로스의 보고서는 팩트에 대한 거짓 설명을 담고 있고, 그가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에 우리와 함께 검증했다면 그런 주장은 수정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론 사태를 계기로 미국은 기업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사베인스-옥슬리'법을 도입했다.

GE는 이미 2년 전부터 전력사업 부문에서 220억 달러 규모의 영업권 상각 등의 문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GE는 이 과정에서 이미 분식회계에 대한 의혹에 대해 부인해왔으며 조사관들과 협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마코폴로스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비공개 중형 헤지펀드를 위해 일하면서 이에 대한 내용을 헤지펀드 투자자들에게 공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마코폴로스는 이 헤지펀드가 GE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후 벌게 되는 수익의 일정 비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폴로스는 이번 보고서를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SEC에도 제출했으며 이와 관련해 연방 검사 및 수사관들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EC 대변인은 마코폴로스의 발언과 관련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

GE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컬프는 마코폴로스의 폭로에 대해 성명을 내고 즉각 반박했다. 컬프는 "마코폴로스의 보고서는 시장 조작을 위한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거짓 진술이 포함돼 있으며 보고서에 나온 의혹들이 발표 전에 GE에 의해 사전 확인됐다면 수정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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