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어이할까?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어이할까?
  • 송재소
  • 승인 2019.09.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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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소 칼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그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일삼는 묘한 인물이다.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면서도 늘 술에 취한 듯 붉은 얼굴로 쏟아내는 그의 말들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마치 개구리처럼 어디로 뛸지 모른다.

그가 이번에 또 ‘트럼프 빨대’라는 기상천외의 일을 저질렀다. 2020년 트럼프 대선 본부가 ‘TRUMP’ 로고를 새긴 빨간색 플라스틱 빨대를 만들어 판매한 것이다. 플라스틱 공해는 이미 전 세계적 문제가 되어 그 공해를 감축하는 일환으로 많은 나라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 종이 빨대가 불편하다며 플라스틱 빨대를 만들어 판매하는 행위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미세 플라스틱은 오염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을 가진다고 한다. 이를 해양생물이 먹고 이것이 우리 식탁에까지 오른다는 사실을 그는 모르는 것일까?

상식적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언행들

그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체결한 파리 기후협약에서도 2017년에 탈퇴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남북극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큰 재앙이 닥치리라는 과학자들의 경고를 그는 무시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빙하가 녹고 있다면 지금쯤이면 다 없어졌을 것이다”, “기후가 따뜻해지는 동시에 서늘해지고 있다”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세계적인 기후 위기, 기후 재난을 그만 모르고 있는 것일까?

그는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자신의 정책을 비판한 민주당 소속의 흑인, 무슬림, 이민자 출신의 초선 여성 의원들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또 흑인 비율이 60%인 도시 볼티모어를 가리켜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역겨운 난장판이다. 누구도 살고 싶어 하지 않는 미국 최악의 지역이다”라 비하하는가 하면 흑인 민권운동가 앨 샤프린 목사를 “사기꾼”이라 몰아붙이기도 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얼마나 위험하고 반인륜적인가를 그는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그러는 것인가?

트럼프의 이러한 비상식적인 행위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계속 증액시키고 있다.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한 초기에는 우리가 시설과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미국이 운영경비를 부담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의 분담금을 올리라고 요구하여 2019년 2월에 있은 제10차 협약 때는 전체 경비의 50%에 해당하는 1조 389억 원을 우리가 부담하게 되었다. 그것도 1년 단위로 계약을 경신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들리는 말로는 2020년 제11차 협약 때는, 주한 미군 인건비를 포함한 유지경비 이외에도 한미연합훈련 경비,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경비, 남중국해 자유통행 보장을 위한 경비 등을 합하여 약 5조원의 분담금을 요구할 것이라 한다. 그런데 분담금 중 미국의 미집행 액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 9490억 원이나 되어 미국은 여기서 매년 300억 원의 이자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대도 분담금을 또 올리라는 트럼프를 장사꾼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하기야 그가 원래 기업가 출신이니 장사꾼으로 불러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하겠다. 기업가의 유일 최고의 목표는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하는 우리 처지

그런 트럼프가 우리에게 일말의 희망을 안겨준 일이 있었으니 바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다. 트럼프의 강력한 압박 때문인지는 몰라도 김정은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었고 종전 이후 가장 희망적인 남북관계 분위기를 조성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들떠 있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2차 하노이 회담에서 그는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는 돌출 행동을 연출했다.

그러면서도 그 후 김정일의 친서를 받고는 “아름다운 친서다”,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진 친서다”라 했고, “미국 정부는 북한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으며 김정일을 “위대한 지도자”라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의 행보다.

남북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트럼프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서글프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트럼프에 거는 일말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하는가? 아니면 트럼프를 마음속에서 지워버려야 하는가? 트럼프를 어이할까?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다산칼럼의 동의를 얻어 전재한 것입니다.

글쓴이 / 송 재 소
·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 퇴계학연구원 원장

· 저서
〈중국 인문 기행 2〉,〈중국 인문 기행 1〉창비, 2017/2015
〈시로 읽는 다산의 생애와 사상〉, 세창출판사, 2015.04
〈다산시 연구〉(개정 증보판), 창비, 2014
〈다산의 한 평생〉, 창비, 2014
〈역주 다산시선〉(개정 증보판), 창비, 2013
〈한국한시작가열전(송재소와 함께 읽는 우리 옛시)〉, 한길사, 2011
〈한국 한문학의 사상적 지평〉, 돌베개, 2005
〈한시 미학과 역사적 진실〉, 창작과비평사, 2001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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