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국펀드' 투자 업체 대표 영장기각 사흘만에 재소환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검찰이 14일 ‘조국 가족펀드’ 의혹의 핵심인물로 알려진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를 체포했다. 조씨는 조 장관 관련 의혹이 집중적으로 보도된 지난달 말 해외로 출국했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새벽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조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조씨가 비행기에서 내린 직후 법원으로부터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귀국 경위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씨가 체포됨에 따라 사모펀드 등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한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조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 대표 최태식 씨를 구속영장 기각 사흘 만에 소환해 조사 중이다.최 씨는 투자금 가운데 10억원을 빼돌려 5촌 조카 조범동 씨와 공동으로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이 조범동 씨의 신병을 확보한 것은 지난달 말 조 장관 주변 인물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지 약 3주 만이다.

조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이상훈(40)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와 웰스씨앤티의 최태식 대표, 더블유에프엠 우모 대표 등과 함께 해외로 출국했었다.
검찰은 이들의 출국을 해외 도피라고 보고 다각적인 경로를 통해 이들의 귀국을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상훈 대표와 최태식 대표가 먼저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은 이들에 대해 특경법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의 혐의는 인정되나 구속할 정도의 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의 기각 사유는 ‘주범’이 따로 있다는 것이어서 검찰로서는 조 씨의 신병 확보가 긴요한 상황이었다.
조 씨가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소환 일정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검찰은 정경심 교수를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 위조)로 기소한 상태다.
조씨가 검찰 조사에서 사모펀드 투자 의혹, 증거인멸 시도 등 정 교수와 관련된 진술을 할 경우, 정 교수에 대한 소환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루코어)’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실제 운영자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루코어밸류업1호는 펀드납입금액의 대부분인 13억8000만원을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다.
해당 펀드는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교수와 두 자녀,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씨와 그의 두 아들 등이 투자한 14억 원이 전부여서 ‘조국 펀드’로도 불린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5촌 조카의 권유로 투자를 결정했고, 어디에 투자하는지 등은 전혀 모른다"고 해명해왔다.
웰스씨앤티는 조 장관 가족의 투자 이후 관급 공사 계약이 급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코링크PE가 비상장사인 웰스씨앤티를 코스닥 상장사인 2차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과 합병한 뒤 우회상장을 통한 시세차익을 도모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씨가 펀드 투자업체 대표 등 주변 인물들과 입을 맞추려 한 녹취록이 공개돼 증거인멸 시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검찰은 조씨의 체포 영장 발부 당시 횡령과 함께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