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숫자놀음의 정치, 과연 온당한 일인가
이 시대 숫자놀음의 정치, 과연 온당한 일인가
  • 오풍연
  • 승인 2019.09.3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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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최측 주장 200만명 참여는 '가짜 뉴스'...이제 모두가 정신 차려야

[오풍연 칼럼] 나는 지난 주말 저녁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조국 지지 집회를 한 날 “대한민국은 지금 위험한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는 오풍연 칼럼을 썼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숫자를 갖고 공방을 벌였다. 여야 정치권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편이 갈라져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 일부 신문과 방송은 200만명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물론 주최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것이다. 이는 오보임이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도 언론 보도를 인용해 200만명이 모였으니 검찰은 정신 차리라고 촉구했다. 가짜 뉴스에 대한민국이 들썩거렸다. 모두들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솔직히 숫자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주최 측 입장에서는 많이 모이면 좋겠지만, 숫자가 많다고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전달할 뿐이다. 악법도 지켜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

여러 사람이 집회에 나온 군중 숫자를 놓고 나름 계산을 했다. 그 중에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가장 정확한 수치를 제시한 것 같다. 이 최고위원은 지하철 이용자를 살펴보면 가장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거기에 나온 사람들이 차를 갖고 올 리 없을 뿐더러, 버스도 이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내린 사람을 계산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는 논리를 댔다.

집회 당일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서울 지하철 2·3호선 교대역과 2호선 서초역에서 하차한 인원은 모두 합쳐 10만2000여명으로 나타났다. 집회 참가자가 최대 200만 명이라는 주최 측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이와 비슷한 수치를 제시했다. 많아야 20만명이라고 했다. 주최 측이 10배 이상 숫자를 뻥튀기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3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2·3호선 교대역과 2호선 서초역에서 하차한 사람은 모두 합쳐 10만2229명으로 집계됐다. 승차한 사람은 10만3172명으로 조사됐다. 촛불 집회는 28일 오후 6시에 시작됐다. 집회 시작 2시간 전부터 자정까지 집회 현장에서 가까운 지하철을 이용한 인원이 11만명 미만으로 나타난 셈이다.

교통공사 자료를 보면 집회 장소와 가장 가까운 서초역 이용객은 집회 상황에 따라 이용객이 늘어났다. 서초역 하차 인원은 오후 4~5시 8461명에서 5~6시 1만8887명, 6~7시 2만397명으로 나타났다. 승차 인원은 저녁 7시~8시 1만715명으로 조사됐다. 직전 1시간 대비 약 6000명이 증가한 수치다. 승차 인원은 저녁 8시~9시 1만2650명 저녁 9시~10시 1만1566명으로 나타났다. 교대역도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촛불 집회가 시작할 때 쯤 많은 인원이 서초, 교대역에서 내렸고 집회가 마무리 될 때 쯤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언론도 문제다. 150만명이라고 하면 대전시 인구와 맞먹는다. 강남 3구를 다 합쳐도 200만명이 못 된다. 그런데 200만명이라고 보도했으니 머쓱할 것 같다. 이제는 모두 정신 차리자. 숫자 놀음 하지 말고.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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