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내로남불’...경영실적 악화에 전문경영인만 ‘파리목숨’
정용진의 ‘내로남불’...경영실적 악화에 전문경영인만 ‘파리목숨’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9.10.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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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신임 대표에 강희석 선임...업계 "오너 경영인이 져야할 책임을 전문경영인에 미룬 것" 비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첫 분기 적자를 낸 이마트에 칼을 빼 들었다. 6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이갑수 사장을 떠나보내고, 사상 첫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오너 경영인으로 자신이 져야할 책임을 전문경영인에게 미룬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신세계그룹은 21일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이마트의 신임 대표로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파트너를 선임했다.

이마트가 대표이사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4년부터 6년여간 이마트를 이끌어왔던 이갑수 대표의 후임이다.

최근 사업 전반에 걸쳐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던 만큼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관측이다. 반면,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파격 인사가 사실상 오는 12월로 예정된 정기 인사에서 '칼바람'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신세계 인사가 기존의 정형화된 인사 대신 변화를 택한 셈이라고 풀이한다. 이마트의 생존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성과는 물론 미래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한 인사라는 것이다. .

이번 인사는 무엇보다도 이마트의 생존을 위한 정용진 부회장의 선택이라는 평가다. 강 신임 대표는 그동안 이마트의 컨설팅 업무를 맡으면서 정 부회장에게 발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마트, 대표이사 외부서 영입한 것은  처음...생존을 위한 정용진 부회장의 선택

강 신임 대표는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을 연구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변화에 빠르다는 것이 영입 배경으로 꼽힌다.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 속에서 이마트의 생존과 혁신을 위한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첫 적자를 내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에 빠져있다. 기존 오프라인에 있던 소비의 무게추가 온라인과 모바일 등으로 이동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 수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위기 상황 속에서 순혈주의를 고집하기보다는 젊은 외부 인사 수혈로 내부 충격을 주고, 혁신을 이끌기 위해 강 대표를 택했다. 강 대표는 1969년생으로, 이갑수 사장과는 12살이나 어리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앞으로 강 대표는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유통 환경 변화 속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이마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위기는 사상 첫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상징성을 가져왔다. 이마트의 부진이 파격인사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다. 강 신임대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컨설팅 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서 2014년부터 소비재 유통부분 파트너를 역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강 신임대표는 컨설팅업체를 통해 쌓은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 부회장이 강조한 '초저가' 중심의 차별화 마케팅 전략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솔직히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 의문...그 위에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있기 때문"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평소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인사를 발표한 것은 그만큼 내부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정용진 부회장이 순혈주의를 버리면서까지 외부 인사를 수혈한 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성과주의·능력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인재를 철저히 검증해 중용했다"며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모르고 변신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 많다. 정 부회장이 이런 트렌드를 미리 읽고 대비를 했어야 하는데 뒤늦게 온라인 쇼핑에 뛰어들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볼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위기가 닥친 후 이제 와서 따라가려고 하니 이마트도 벅차다는 설명이다.

오풍연 시사평론가는 “그동안 이마트가 잘 나갈 때는 정용진 부회장이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오너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잘 하면 오너의 경영 수완, 못 하면 전문 경영인 탓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솔직히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위에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오늘의 위기를 초래한 그 책임을 전문경영인에게만 묻는 것은 옳지 않다. 그룹 오너 차원에서 대비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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