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임금근로자 가운데 월 200만원을 받지 못하는 비중이 3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발표된 통계청 조사 결과다. 다시 말해 200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돈 벌기가 쉽지 않다. 누가 그냥 돈을 주지 않는다. 노동을 제공하고 받는 게 급여다. 현직에서 잘 나갈 때는 200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그러나 인생 2막 등을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월 200만원으로 생활이 가능할까. 4인 가족 기준으로 봐도 부족할 게다. 이런 경우 맞벌이를 해야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택시 기사분에게 한 달 수입을 물어 보았다. 200을 맞추기 어렵다고 했다. 열심히 일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다. 집에 200을 못 갖다 줄 때가 많다고 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사를 중도에 그만두거나 정년 퇴직할 경우 다른 직장을 구하게 된다. 이 때 첫 번째 쓴맛을 본다. 우선 들어가기도 어렵다. 나이가 50만 넘어도 쓰려고 하지 않는다. 하물며 60 이상은 더욱 어렵다. 받아만 주어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급여는 그 다음이다. 물론 많이 주지도 않는다. 월 200이면 최상급이다. 그 이상 주는 곳도 있지만, 아주 적다. 이게 현실이다.
급여 탓을 하면 안 된다. 어느 직장을 다니든, 어느 자리에 있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월급을 많이 준다고 더 열심히 일하고, 적게 준다고 게으름을 피우면 안 된다는 뜻이다. 나는 2012년 2윌 서울신문에 사표를 내고 사장에 도전한 바 있다. 그 이후 여러 직장을 옮겨 다녔다. 대우를 잘 받은 곳은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그것은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다음 자리도 기대할 수 없다.
월급이란 그렇다. 받는 사람은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주는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제 날짜에 맞춰 월급을 주기도 전전긍긍한다. 한 달이 금방 돌아온다고 말한다. 주 52시간제가 되면 더 어려워질 터. 근무시간 만이라도 정말 열심히 일해야 한다. 회사가 있어야 나도 있고, 가정도 있다. 직장에 대한 애정이 식으면 안 된다.
신문사를 나온 동료들을 많이 본다. 제대로 잡을 갖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신문 업종은 처우가 열악하다. 그나마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동종의 업계를 찾다보니 그런 측면이 있긴 하다. 나는 그래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그럼 조금 선택의 여지가 넓어진다. 신문사를 미리 나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현실은 냉정하다. 월 200만원 타령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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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