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야구 승자는 두산이었다
올 가을 야구 승자는 두산이었다
  • 오풍연
  • 승인 2019.10.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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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눈부신 성적...이제 야구하면 두산 떠올라

[오풍연 칼럼] 두산의 완벽한 승리였다. 두산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국시리즈’ 키움과의 원정 4차전서 연장 접전 끝에 11-9 승리를 거뒀다. 4전 전승을 내달린 두산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왕좌에 복귀, 통산 6번째 우승을 완성했다. 반면 키움은 넥센 시절이던 2014년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지고 말았다.

두산은 모든 면에서 키움을 압도했다. 무엇보다 정신력에서 상대방을 눌렀다. 실력도 앞선데다 정신력도 뛰어나니 이길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4차전은 정말 백미였다. 8대 3이면 경기를 포기할 만도 한데 끝내 뒤집었다. 감독 이하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감독의 용병술도 뛰어났고, 선수들도 잘 따라주었다. 꼭 오케스트라 같았다.

두산은 최근 5년간 정말 눈부신 성적을 거두었다. 이제 야구하면 두산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15년 삼성을 상대로 업셋 우승을 차지한 뒤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3회 우승-2회 준우승이라는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1980~90년대의 해태, 2000년대 초반의 현대, 그리고 SK-삼성 왕조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 왕조의 기치를 들어올린 두산 베어스다.

삼성이 기울어가는 가문인데 반해 두산은 떠오르는 왕조다. 지난 20년간 삼성은 7회 우승-4회 준우승을 차지했고 두산은 4회 우승-7회 준우승, 그리고 SK가 각각 4회씩 우승과 준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3팀의 우승, 준우승 횟수를 합하면 무려 15회 우승-15회 준우승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온다. 요즘 최강자는 두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9년 한국프로야구 마지막 승리구를 던진 투수는 배영수(38)였다. 계획된 투수 교체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상의 결과가 나왔고 김태형(52) 두산 베어스 감독과 베테랑 투수 배영수는 뜨겁게 포옹했다. 연장 10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 감독은 최수원 주심에게 뭔가를 묻고는, 마운드 위로 향했다. 강광회 심판이 급하게 와서 '마운드 방문 횟수(2회)를 채워서, 투수 교체를 하지 않으려면 마운드로 향하면 안 된다'라고 알렸다. 이미 김 감독은 파울 라인을 넘어 '페어 지역'에 발을 들였다. 결국 김 감독은 어쩔 수 없이 투수를 교체했다. 그 선수가 바로 노장 배영수다.

1∼3차전에서 등판하지 못했던 배영수는 KS 우승을 결정하는 승리구를 던졌다. 배영수는 만 38세 5개월 22일에 세이브를 챙겨, 임창용의 KS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38세 5개월 3일)을 넘어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김 감독의 배려 아니 배려로 이 같은 영광을 누리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 중에 유일하게 배영수가 오늘 경기 전까지 던지지 못했다. 사실 영수에게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건 어떤가'라고 제안도 했다. 언제까지 현역으로 뛸지 모르지만, 오늘 기억이 배영수에게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산 야구. 새로운 전설을 쓰고 있다. 잘 던지고, 잘 치고. 그럼 이긴다. 그것을 보여준 한국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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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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