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배터리전쟁' 점입가경…"합의 파기다, 아니다" 진실공방
SK·LG 배터리전쟁' 점입가경…"합의 파기다, 아니다" 진실공방
  • 이종범 기자
  • 승인 2019.10.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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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LG화학이 쟁송않는다는 약속 깨고 소송 제기한 합의문 전격 공개
LG화학, 입장문에서 "합의서 그 어디에도 해외특허까지 포함한다'는 문구가 없다"
SK이노베이션 본사사옥
SK이노베이션 본사사옥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종범 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전쟁은 서로가 대화와 양보로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서로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한 합의파기 여부를 놓고 강도 높은 비방전을 펴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어 배터리전쟁은 쉽사리 타협의 실마리를 잧기 어려울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LG화학, 봐줬더니 약속 깨고 소송"을 벌이는 표리부동한 자세를 보였다면서  지난 2014년에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소송과 관련해 맺은 합의서 원문을 전격 공개했다. 이 합의문에는 LG화학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특허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측은 "양사 간 합의 특허는 한국만 해당, 미국은 별개"라고 맞서고 있다.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합의서 그 어디에도 '한국특허 등록 제 775310에 대응하는 해외특허까지 포함한다'는 문구가 없다"며 "'한국 특허 775310'과 '미국 특허 7662517'은 특허 등록 국가가 다르고 권리범위에 차이가 있는 별개의 특허"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 합의문을 공개하면서 지난 9월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자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이 과거 맺은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합의 파기 건과 관련한 팩트를 말씀드리고자 한다'는 제하의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2014년 10월 29일 LG화학과 맺은 합의서 원문을 첨부했다.

합의서는 Δ모든 소송 및 분쟁을 종결하고 Δ양사 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Δ대상특허와 관련하여 국내/국외에서 쟁송을 하지 않으며 Δ합의는 10년간 유효하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서명자는 당시 LG화학 대표이사인 권영수 현 LG그룹 부회장과 김홍대 당시 SK이노베이션 NBD총괄(현 퇴임)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아울러 LG화학이 미국에서 취득한 US 517 특허와 한국에서 제기한 KR 310 특허의 원문을 올린 뒤 제목, 요약, 발명자, 우선권 주장 번호 등의 내용에 빨간색 박스로 처리하며 동일한 특허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이같은 사실을 홍보 홈페이지인 'SKinno News'(스키노 뉴스)에 'LG화학 US 517 (미국)과 KR 310 (한국) 특허 비교'라는 게시글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9월 미국 ITC 등에 해당 특허를 근거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한 특허침해 금지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측과 대상특허를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10년간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 이 약속을 파기하고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을 상대로 한 소 취하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그동안 합의를 성실하게 지켜 LG화학을 봐줬는데 적반하장격으로 미국 등지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성실이행원칙에도 위배할 뿐더러 그야말로 앞과 뒤가 다르는 전형적인 배신행위라고 판단, 합의문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측이 합의문을 공개하면서 LG화학의 약속파기를 공개한데 대해 LG화학측은 "양사가 합의한 대상 특허는 '한국특허 등록 제775310'이라는 특정 한국특허 번호에 관련한 것"이라며 이번에 미국 ITC에 제기한 소송 대상이 된 특허는 별개의 특허라고 반박했다.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합의서 그 어디에도 '한국특허 등록 제 775310에 대응하는 해외특허까지 포함한다'는 문구가 없다"며 "'한국 특허 775310'과 '미국 특허 7662517'은 특허 등록 국가가 다르고 권리범위에 차이가 있는 별개의 특허"라고 주장했다. "특허독립(속지주의)의 원칙상 각국의 특허는 서로 독립적으로 권리가 취득되고 유지되며, 각국의 특허 권리 범위도 서로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라이선스나 합의에 있어 그 범위를 규정짓는 방법에는 특허번호로 하거나 기술이나 제품으로 특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라며 "당시 합의서는 특허번호를 특정하는 방법에 의해 대상범위가 정해진 것으로, 번호가 특정된 특허 외에는 효력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의 당시 경쟁사는 대상특허를 해외특허를 포함한 세라믹 코팅 분리막 기술과 관련된 모든 특허로 매우 포괄적으로 합의하려 했으나, LG화학은 대상특허를 '한국특허'의 특정 '특허번호'로 한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당사 입장에서는 한국 특허보다 권리범위가 넓은 미국, 유럽 등의 특허까지 포함해 합의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이에 따라 합의는 '한국특허 등록 제775310'으로 특정해서 이뤄졌고, 이러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내부 문건도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의 주장에 거듭 반박했다.

해당 특허의 소송전은 약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화학은 2011년 12월 SK이노베이션이 해당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권침해금지와 특허무효주장 등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바 있다. 2013년 4월 특허법원은 LG화학이 원고인 특허무효 소송에 대해 "LG화학의 주장 모두 신규성이 부정되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라고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2014년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부에서 열린 특허권침해금지소송에서도 법원은 "원고인 LG화학의 특허 발명은 통상의 기술자가 공지의 기술인 비교대상 발명들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어 진보성이 부정되어 무효이므로 특허발명에 기한 원고의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된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SK그룹은 LG그룹의 합의 제안에 대해 대승적인 협력자라는 관점에서 합의를 해준 바 있는데, 특허법원과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에서 패소한 그 특허를 갖고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는 게 SK그룹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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